“가난한 집에 돈 놓고 나온 적도”…억대 빈집털이범 검거

입력 2015-06-26 14:52

서울 강서경찰서는 서울 서남부권 일대를 돌아다니며 빈집만 골라 수억원의 금품을 훔친 혐의(상습절도)로 이모(57)씨를 구속했다고 26일 밝혔다.

이씨는 2010년 3월부터 최근까지 총 83회에 걸쳐 2억3600만원 상당의 현금과 귀금속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인적이 드문 밤 시간을 이용했다. 오토바이를 타고 주택가 골목길을 돌아다니며 빈집을 물색했다. 침입은 쉬웠다. 건물 가스배관이나 담장을 타고 올라간 뒤 미리 준비한 절단기와 드라이버를 이용해 창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갔다. 귀금속을 훔쳐 달아나기까지 2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훔친 귀금속 대부분은 금은방에서 현금으로 바꿔 생활비로 썼다.

이씨의 범행은 지난 1일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하는 모습이 경찰에게 포착되면서 덜미가 잡혔다. 경찰은 이씨 동선에 따라 400여대의 CCTV를 분석하고 약 40㎞를 추적한 끝에 이씨의 오토바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셀 수 없을 정도로 범행을 저질렀다”면서도 “훔칠 물건이 없을 정도로 가난한 집에는 돈을 놓고 나온 적도 있고 신혼집에는 예물은 손대지 않고 현금만 훔쳐 나온 적도 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씨가 더 많은 범행을 저질렀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