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전공의 또 메르스 감염…4번째 의사 감염

입력 2015-06-26 10:25
잠잠하던 삼성서울병원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감염자가 또 나왔다. 이번에도 환자를 치료하던 의사가 감염돼, 의료진 감염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확진자를 치료하던 의료진으로는 5번째, 삼성서울병원에서만 4번째 의사 감염이다.

26일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삼성서울병원에서 근무하는 전공의(26)가 지난 25일 181번째로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의사는 지난 12일 확진 판정을 받은 이 병원 응급실 안전요원 135번 환자(33)를 진료하다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11∼15일 삼성서울병원에 근무한 후 17일부터 자가격리 중에 확진판정을 받았다.

앞서 135번 환자를 담당하던 중환자실 의사가 169번째 환자(34)로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135번 환자로 인한 두번째 의료진 감염이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181번 환자는 자가격리 중에 증상이 발현됐기 때문에 그로 인한 추가 격리자는 더 없다. 135번 환자에게 노출된 의료진 가운데에도 추가 환자가 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금까지 메르스 확진자를 진료하던 의료진이 메르스에 감염된 사례는 모두 5명으로, 이 가운데 강릉의료원 간호사를 제외한 4명이 모두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이다.

삼성서울병원 방사선사인 162번 환자(33)가 확진자들의 이동식 X레이 촬영을 하다 감염돼 지난 16일 확진 판정을 받았고, 격리병동 간호사인 164번 환자(34·여)가 75, 80번 환자로부터, 의사인 169번 환자가 135번 환자로부터 각각 노출돼 감염됐다. 이들은 모두 개인보호장구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환자를 돌보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

방역당국은 “지난 17일 이전에는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에 대한 개인보호구 조치가 미흡한 점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했다"며 "17일 미진했던 부분을 개편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메르스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에 전신보호복과 고글 등 레벨D 수준의 보호장구를 착용하라고 권고하고 있지만 삼성서울병원은 17일 이후에야 레벨D 장구를 지급했다.

이번에 확진 판정을 받은 181번 환자도 레벨D 장구를 지급받기 전에 미흡한 보호장구를 착용한 채 환자를 진료하다가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