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자국내 유일한 휴대전화 업체인 이집트계 고려링크에 이어 제2의 국영 이동통신사업자를 선정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6일 보도했다.
미국 회계법인인 딜로이트의 카이로사무소는 이날 고려링크의 최대주주인 이집트계 통신사 오라스콤의 1분기 회계감사 보고서를 공개하고 북한 당국이 최근 국영업체를 통신사로 추가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라스콤은 북한 당국의 수익금 반출 제한에 이어 북한에서 국영 이동통신사업자와 경쟁해야 하는 장애물을 만났다.
보고서는 그러나 오라스콤이 새 이동통신사업자와 경쟁하는 대신 합병을 추진 중이라며 경영진이 이미 북한 당국과 합병에 관해 잠정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미국의 북한전문 웹사이트 노스코리아 테크 운영자인 마틴 윌리엄스는 북한의 의도가 오라스콤이 가진 고려링크 지분을 뺏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윌리엄스는 “북한은 새 통신사업자가 탄생할 경우 합병을 통해 오라스콤의 지분율이 현재 75%보다 크게 줄어들거나 소액주주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오라스콤이 그간 북한에서 휴대전화 사업으로 벌어들인 5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사실상 뺏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08년 말 북한에 진출한 오라스콤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북한에 5억4800만 달러의 현금잔고를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북한, 새 이통사 설립… 오라스콤 지분 뺏기 위한 의도”
입력 2015-06-26 10: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