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지혜 “노래 할 마음 없었는데 ‘하나님 찬양이 하고 싶어요!’”

입력 2015-06-26 09:20 수정 2015-06-26 15:01
가수 이지혜. 최종학기자 choijh@kmib.co.kr

“노래 할 마음이 들지 않았고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서도 ‘저 노래 끊었어요’ 라고 할 때도 있었어요. 그런데 하나님을 더 깊게 만나면서 ‘찬양이 하고 싶어요’ 라는 말이 저도 모르게 터져 나왔습니다. 찬양으로 먼저 목소리를 내게 해주시고 이렇게 노래도 부르게 됐어요. 모든 것이 감사입니다.”

가수 이지혜의 고백이다. 혼성그룹 샵의 메인보컬로 90년대 데뷔해서 많은 히트곡을 쏟아내며 화려한 시절을 보냈지만 멤버들 간의 불화로 인해서 2002년 샵은 해체수순을 밟게 된다. 솔로로 활동하던 이지혜는 예능을 비롯해서 다수의 프로그램에 얼굴을 비치며 꾸준히 활동했다. 그녀가 오랜만에 다시 가수로 돌아왔다. 2011년 싱글 ‘로켓파워’ 이후 4년만이다.

모태신앙이었지만 선데이크리스천으로 살았던 이지혜는 2013년도에 하나님을 뜨겁게 만났다. 그리고 바로 샵의 멤버들을 한자리에서 모두 만나 마음속에 있던 것들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 서로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이지혜는 “하나님을 깊게 만나면 가장 먼저 회개가 쏟아져 나오는 것 같다”라며 “주님 한 분 밖에 없음을 고백하고, 세상적인 저를 돌아보고 회개했다"고 말했다. “하나님은 ‘사랑’이시니 내 주변 사람들을 ‘사랑’으로 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2013년에 샵 멤버들을 만났고 그 동안에 혹시라도 남아 있을지 모르는 작은 먼지까지 털어냈어요. 하나님을 만나고 진짜 회복이 된 거죠.”

이지혜는 6월 커피소년이 작곡, 작사, 편곡, 노래까지 함께 한 콜라보레이션 곡 ‘아니 그거 말고’를 발표했다. 이지혜 특유의 청아한 보이스를 살린 아름다운 발라드 곡이다. 커피소년 역시 독실한 크리스천으로 실력파 뮤지션이다. 이지혜는 새로운 곡으로 돌아오기까지 하나님의 실질적인 동행이 있었음을 고백했다.

“4년 동안 간간히 예능에 나갔었고 1년 반 동안은 스케줄 아무것도 안 하고 쉬었어요. 2013년에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 있어서 다시 교회에 열심히 다니게 됐고 그때부터 하나님을 깊게 만났던 것 같아요. 연예인 연합예배, 집회, 수련회를 갔었고 지난해 아이티 봉사활동도 큰 은혜였습니다.”

하나님을 깊게 만나고 나서는 세상적으로 화려한 연예인의 모습으로 TV앞에 모습을 자주 보이지는 않았지만 “결국 주님 밖에 없다”는 고백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하나님이 나를 만지시고 나와 늘 함께 계셨는데, 나는 몰랐습니다.”

가수로 컴백을 계획하지 않았던 이지혜는 지난해 많은 회복을 경험했고 ‘찬양’을 통해 자연스럽게 목소리를 다시 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음반 준비를 시작하게 됐다.

“원래는 (장)석현이랑 둘이서 앨범을 시작하려고 했었어요. 친하게 지내면서 연락을 하던 중에 12월에 ‘우리 다시 노래할래’라는 이야기가 나오게 됐어요. 준비하는 과정에서 곡도 주위에서 많이 받았는데 딱 이 곡이라는 게 나오지 않았고 음반을 낼 회사도 여러 군데 알아봤지만 명확하게 길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앨범 발매에 대한 마음을 주셨지만 막상 순탄하게 길이 열리지 않았다. 한동안 소속사가 없었던 이지혜는 ‘기도’ 밖에는 당시 방법을 찾을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그러던 찰나에 절친한 가수 백지영으로부터 전화가 오게 된다.

“곡도 그렇고, 앨범을 낼 회사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며칠 뒤에 지영 언니한테 전화가 왔어요. 앨범 때문에 어디 회사와 접촉을 하고 있냐고 물어보셨어요. 이리저리 뛰어다니면서 앨범을 내려고 한다는 소식을 언니가 들었던 모양이에요. 언니가 너무 큰 도움을 주셔서 결국 언니의 소속사인 뮤직웍스 분들의 도움을 받아서 앨범을 낼 수 있게 됐어요.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아니었다면 이 앨범이 나오지 않을 것 같아요.”



‘장가 갈 수 있을까’로 많이 알려진 커피소년과의 콜라보레이션은 어떻게 이루어졌을까. 서로 친분이 없었던 관계였는데 이지혜가 페이스북 메시지로 무작정 커피소년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석현이와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순탄하게 길이 열리지 않았어요. 그래서 석현이에게도 앨범 발매의 시점을 늦추자고 했었고요. 기도 중에 평상시에 좋아했던 뮤지션인 커피소년이 생각이 났어요. 그 분도 크리스천인줄은 몰랐는데 페북 메시지로 ‘한번 만나 달라’고 했습니다. 그 분과 콜라보레이션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요즘 하나님을 만났는데 문득 당신이 생각이 났고 당신과 일을 해야 할 것 같다’고요.”

커피소년과 만남은 성사됐지만 일이 일사천리로 풀렸을까. 당시 커피소년도 정규앨범을 준비해야 한다고 부정적인 이야기를 전했다고 한다. “당신이 아니면 안 됩니다.” 이지혜는 간곡한 마음을 전했고 시간이 흘러 커피소년으로부터 연락이 다시 왔다. “곡이 나왔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아니 그거 말고’가 6월12일 세상에 나오게 됐다.

“하나님은 정말 가장 좋은 것을 주시고 가장 적절한 타이밍을 계획해두시는 것 같아요. 그걸 알지만 세상적인 욕심에 또 조급증도 납니다. 빨리 뭔가 주시지 않으면 속상하기도 하고요. 하나님을 깊게 만났지만 시간이 지나면 나의 자아가 돌아오기도 하고요. 그럴 때마다 다시 다잡습니다. ‘하나님께만 시선 고정’ 그게 정말 행복인 걸 이제 아니까요.”

각 방송사의 음악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컴백 무대를 선보이고, 언론사마다 인터뷰를 진행하며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는 이지혜. 스케줄의 강행군보다 오랜만에 컴백으로 심적인 부담감이 컸던지 일주일 동안 4kg이나 빠져 있었다.

“이 앨범이 나오기 전에는 ‘평생 하나님을 증거 하면서 살겠다’고 선언했어요. 이 앨범이 그 증표이니까요. 근데 방송국에 컴백 무대 등에 서면서는 다시 또 어린아이 같은 저로 돌아오더라고요. 어느새 ‘하나님 저 잘 하게 해주세요’로 욕심을 부리는 저를 보게 됐어요. 잘 하고 싶은 욕심이 들었는데요. 자꾸 다시 고백하려고 합니다. ‘주님만 바라봅니다’ 앞으로도 그렇게 주님만 붙들면서 기쁘게 찬양하고 노래 부르고 싶어요.”

조경이 기자 rooke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