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카드 위조 수법으로 명품쇼핑한 말레이시아인 일당 검거

입력 2015-06-26 09:05
신종 신용카드 위조수법으로 명품쇼핑을 한 말레이시아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팀은 해외에서 위조한 신용카드를 가지고 입국해 유명 백화점에서 수억원어치 명품 결제에 사용한 혐의(여신전문금융법 위반)로 말레이시아인 응모(44)씨와 정모(33)씨 등 2명을 검거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들은 말레이시아에서 위조된 카드 40여장을 가지고 들어와 이중 21장으로 총 2780만원을 결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금까지 신용카드 위조범들은 결제정보만을 복제한 신용카드를 사용, 소유 여권과 결제자 인적사항을 대조하는 방법으로 쉽게 검거됐다. 그러나 이번에 검거된 일당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마그네틱 선에 저장된 소유자 정보를 여권과 동일하게 변경했다.

응씨는 우리 돈으로 2000여만원의 빚을 갚기 위해, 정씨는 어머니의 수술비를 벌기 위해서였다고 경찰 조사에서 각각 털어놨다.

이중 응씨는 한국 뿐 아니라 두바이, 아테네, 밀라노 등 전세계 유명 관광지를 돌며 위조 신용카드로 명품 쇼핑을 해왔다. 단속을 피하기 위해 보통 사흘에서 일주일 정도를 머물러 장기간 체류를 피했다. 이번에도 둘은 15일 입국 뒤 22일 출국 예정이었다. 비행기표와 머무를 경비 등은 말레이시아 본국의 범죄 조직에서 마련했다.

둘은 입국 뒤 체포되기까지 복제 카드로 약 30시간 동안 74차례 3억4500여만원 결제를 시도했다. 이중 서울 강남구 H백화점 명품관에서 ‘프라다’ 가방과 명품 악세서리를 구입하는 등 모두 17차례 결제에 성공했다.

주요 쇼핑장소는 서울 압구정동과 중구 등지였다. 그러나 한꺼번에 많은 금액이 결제된 것을 수상히 여긴 카드사가 경찰에 제보, 쇼핑하던 서울 중구 신세계 백화점에서 현장 체포됐다. 경찰은 압수한 카드 31개 외 나머지 카드는 다른 구매책에게 전달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박세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