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고향 납량특집 찍는 듯...” 진중권 “朴대통령, 소름 끼치더이다”

입력 2015-06-26 08:35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26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국회와 정당정치를 거부한 박 대통령”이라며 “전설의 고향 납량특집 찍는 듯, 소름이 끼치더이다”라고 말했다.

진 교수는 “이 와중에 국회에 선전포고를 하고, 비박 vs 친박의 권력투쟁을 시작하냐”라며 “하여튼 대단한 분이세요”라고 적었다.

이어 “새누리 ‘국회법 거부, 박 대통령 뜻 존중’”이라는 기사를 링크한 뒤 “푸하, 코미디를 해라”라고 비난했다.

진 교수는 “여야 박 터지게 싸우는 건 좋은데, 앞으로 대통령 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겐 꼭 '정치철학' 좀 물어봅시다”라며 “어휴, 저 참을 수 없는 철학의 빈곤”이라고 지적했다.

앞선 글에선 “결국 21세기 디지털 시대에 70년대 박통 리더십을 들이대니 여기저기서 나라가 거덜나는 거죠”라며 “지금 좌우와 여야의 차이를 떠나 걱정해야 하는데 나라가 망조가 들었어요. 앞이 안 보여요. 큰 일입니다”라고 말했다.

또 “이 대목에서 꼭 기억해야 할 것은, 그 와중에도 우리 각하는 ‘지자체장들이 나서면 국가가 혼란스러워진다’고 지자체장들의 메르스 방역 활동을 견제하는 데에 급급했다는 사실이죠”라고 전했다.

진 교수는 “이 무정부상태가 실은 강력한 권력독점의 결과라는 것. 위에서 권한을 독점하고 밑으로 안 내리는 겁니다. 그러니 밑에선 권한이 없으니 일을 못하고, 위에선 권한만 독점한 채 지식과 경험의 부족으로 일을 못하고 그러니 정부가 없어지죠”라고도 했다.

진 교수는 “메르스 사태에서 드러난 박근혜 정부의 이념적 성향은 사실 '무정부주의'. 국가도 없고, 정부도 없고, 지자체장이 나서는 가운데 국민은 각자도생. 사실상의 무정부주의자들이 뭐하러 강력한 대통령 권한을 욕구하는지”라고 반문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