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찰, 가정내 다툼 출동해 비무장 흑인 또다시 사살

입력 2015-06-26 11:13
미국 메릴랜드 주 볼티모어에서 또다시 경찰관들의 총격에 비무장 상태의 흑인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가정 내 다툼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가 남편을 죽인 것으로, 과잉대응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지난 4월 볼티모어에서 흑인청년 프레디 그레이(25)가 경찰의 과잉대응으로 숨진 지 두 달 만에 또다시 경찰관들에 의한 흑인 피살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잠잠해지던 흑백 갈등이 다시 재점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5일(현지시간) 오전 1시쯤 볼티모어 교외인 오윙스 밀의 자택에서 스펜서 리 매케인(41)이 경찰관 세 명의 총격을 맞아 사망했다고 짐 존슨 볼티모어 카운티 경찰국장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현장에 있던 경찰관은 백인 경관 2명과 흑인 경관 1명으로, 이들은 매케인이 총기를 휴대한 것으로 오인해 총격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메케인은 방어적 자세를 취하고 있었으며 총기도 갖고 있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집 안에는 매케인으로부터 폭행 위협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한 여자와 두 명의 아이가 있었다. 이중 한 아이가 할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고 이 할머니가 911에 신고해 경찰이 출동했다고 AP 통신은 보도했다.

먼저 현장에 도착한 한 경찰관은 비명소리를 들은 뒤 다른 두 명의 경찰관에게 지원을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관들은 집안에 들어선 뒤 매케인과 마주쳤고 매케인이 총으로 여겨지는 물건을 꺼내려고 하는 순간 총격을 가했다고 볼티모어 카운티 경찰 측은 밝혔다.

현장에 있던 여자는 머리 부상과 타박상, 찰과상에 이어 몸이 부어오른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