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정권이 국가보위부를 동원해 고위급 간부들의 주택까지 도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북한전문매체인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5일 보도했다. 실언으로 숙청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고위급 간부들은 자녀들의 거처까지 옮기고 있는 실정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김정은 정권이 들어선 후 숙청당한 고위간부들 중에는 숙청 이유조차 분명히 밝혀지지 않은 채 사라진 인물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이들이 왜 숙청됐는지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면서 평양시 주민들속에서 국가보위부의 고위간부에 대한 도청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고위층 간부들의 주택에 국가보위부가 몰래 도청장치를 설치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사생활 침해를 우려한 고위 간부들이 자신의 집에서조차 극도로 말조심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소식통은 “2013년 12월 김정은은 ‘국가보위부가 중앙당 부서들까지 도청하고 있다’는 당 조직지도부의 비판에 대해 ‘잘못한 것이 없다면 도청이 뭐가 두렵냐’고 국가보위부를 두둔했다”고 RFA에 전했다.
이후 국가보위부의 감시와 도청은 더욱 노골화돼 고위간부들의 주택까지 도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그는 언급했다. 국가보위부의 도청을 우려한 고위층 간부들은 집에서조차 가족들과 변변한 대화도 나누지 못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또다른 소식통은 중앙급 고위간부의 자녀들은 자신들의 언행을 국가보위부가 감시하고 있다는데 몹시 신경을 쓰며 집에 들어가기를 두려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귀가를 꺼리는 고위간부 자식들이 함께 몰려다니며 일탈 행동을 일삼아 주민들의 비난을 받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 고위간부 자식들은 집에 돌아가지 않고 무리를 지어 방황하면서 고급호텔이나 호화식당에서 방탕한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주장이다.
이 소식통은 “6월 초 중앙당 간부부와 내각 육해운성 간부의 자녀들인 남녀 7명이 무리를 지어 ‘문수물놀이장’에서 놀다가 ‘해방산 호텔’에서 술을 마시고 난잡한 행동을 보여 평양시 인민보안부가 출동하는 사건도 있었다”고 전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숙청 바람 속 고위급 간부 자택까지 도청” 北 김정은, 국가보위부 동원
입력 2015-06-26 0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