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놓고 대화하자” 살해당할 뻔한 女 구한 편의점 주인

입력 2015-06-25 18:13

살해 위기에 빠진 여성을 구한 편의점 주인이 네티즌들의 박수를 받고 있다.

25일 연합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은 괴한으로부터 한 여성의 생명을 구한 나기열(55)시에게 표창패와 100만원의 격려금을 전달했다.

경기도 화성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나씨는 지난 7일 새벽 2시40분께 편의점을 홀로 지키고 있었다. 그때 한 20대 여성이 “살려달라,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외치며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 여성은 목 부위에 피를 흘리고 있었다.

뒤이어 손에 흉기를 든 남성이 따라 들어왔다. 여성의 생명이 위험한 상황이었다. 나씨는 파출소 권유로 편의점 안에 비치해뒀던 몽둥이를 들까 고민했지만, 격렬한 싸움으로 번질 것 같아 마음을 마꿨다.

나씨는 여성을 카운터 안쪽에 피신시키고 나서 남성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파출소 직통 전화 수화기를 카운터에 올려놓은 상태였다.

나씨는 경찰이 상황을 알 수 있도록 큰 소리로 “젊은 사람이 드러면 안 된다. 칼을 내려놓고 대화하자. 편의점 밖에 테이블이 있으니 나가서 음료수라도 한잔 마시며 이야기하자”고 말했다. 이후 이야기 중에 기회를 틈타 남성의 팔목을 잡고 칼을 빼앗았다. 칼을 편의점 문 밖 길 건너편으로 던져버리자 남성은 곧바로 도망쳤다.

나씨는 편의점에 상비해둔 소독약으로 여성의 상처를 치료해줬다. 편의점 인근에서 배회하던 가해 남성은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피해 여성은 다행히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였으며 병원으로 옮겨진 뒤 수술을 받고서 최근 퇴원했다. 퇴원 후 나 씨에게 직접 찾아와 감사 인사도 전했다.

가해 남성은 3개월여 전 인터넷 채팅에서 알게 된 피해 여성이 결별을 통보하자 직접 집으로 찾아가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알려졌다.

나씨는 연합뉴스에 “이런 것을 바라고 한 것도 아닌데 상을 받게 돼서 조금 부끄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