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핵노잼’이어서였을까요, 정치적 외압이 있었던 걸까요?
KBS 2TV 정치 풍자 코너 ‘민상토론’ 결방 사태의 파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KBS는 외압설을 완강히 부인했습니다. 그러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행정지도를 결정하면서 논란이 더 커지는 양상입니다. 이번주에 다시 방송한다는데, 시청자들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혼란스럽습니다. 25일 친절한 쿡기자입니다.
논란은 이날 방심위가 민상토론에 대한 심의 결과를 발표하면서 불거졌습니다. 방심위는 전날 정부여당 추천 김성묵 소위원장과 함귀용·고대석 심의위원의 다수 의견에 따라 행정지도인 ‘의견제시’ 제재를 의결했습니다. 이들은 민상토론이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27조(품위유지) 제5호(그 밖에 불쾌감·혐오감 등을 유발하여 시청자의 윤리적 감정이나 정서를 해치는 표현)를 위반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야당 추천 심의위원(박신서·장낙인)은 풍자 방송일 뿐이라며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내놨지만 결국 3대 2로 의견제시가 확정됐습니다.
앞서 14일 방송된 민상토론은 메르스 사태에 대처하는 박근혜 정부의 미흡한 위기관리 능력을 풍자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방송 말미에 박영진이 “다음 주 이 시간엔 N 95 마스크를 대량 구매하신 유민상씨를 모시고 메르스에 묻힌 정치적 이슈를 본격적으로 해부해드리도록 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이를 보고 15일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대표 변희재)는 “공영방송 KBS가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해 일방의 주장 및 입장만을 찬양하는 방송을 했다는 것은 경악스러운 일”이라면서 해당 방송을 방심위에 신고했죠.
논란의 방송 이후 일주일이 지난 21일 예고도 없이 민상토론이 결방됐습니다. 이 때문에 시청자들 사이에서 정치적 외압설이 제기됐었죠.
KBS측은 결방 직후 정치적 외압설은 사실무근이고 아이템이 재미가 없어서 결방됐다고 해명했는데요. 하지만 24일 방심위 결과가 공개되면서 외압설이 사실이 아니냐는 의혹이 이어졌습니다. 논란이 거세게 일자 KBS측은 부랴부랴 “24일 저녁 민상토론을 녹화했으며 이번 주에 정상 방송된다”며 사태 진화에 나섰는데요.
결방과 방심위 제재에 이어 다시 정상 방송된다니 시청자들은 혼란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외압 탓이든 ‘핵노잼’ 탓이든 공영방송 KBS가 부디 외압에 흔들리는 것이 아니길 바랍니다. 저도 수신료를 내는 국민의 입장에서 지켜보겠습니다.
조경이 기자 rookeroo@kmib.co.kr
[친절한 쿡기자] 민상토론 결방, 핵노잼 탓인가 외압탓인가
입력 2015-06-26 0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