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 맹세’ 갑질 대한유도회장 사퇴… ‘왕 노릇’하다 결국

입력 2015-06-25 15:28

최근 산하 연맹 회장에게 충성을 요구하면서 폭행한 남종현 대한유도회장이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대한유도회는 25일 “남종현 회장이 이날 사무국으로 대리인을 통해 사직서를 제출했다”며 “사직 사유는 일신상의 이유로 돼 있다”고 밝혔다. 이로써 남 회장은 폭행 사건 발생 엿새 만이자 지난 2013년 4월 대한유도회장에 오른 이후 2년 2개월여 만에 회장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남 회장은 지난 19일 강원도 철원군의 한 공장 연회장에서 대한유도회 산하 중고교연맹회장 A씨에게 맥주잔을 던졌다. 같은 날 철원에서 열린 2015 전국실업유도최강전 첫 날 일정을 마치고 자신이 운영하는 숙취 음료 식품업체 공장에서 만찬을 나눈 자리였다.

남 회장은 ‘무릎을 꿇으라’며 충성 맹세를 요구했지만 A씨는 거부했다. 남 회장은 A씨에게 맥주잔을 던졌다. 이로 인해 A씨는 치아 1개가 부러지고 인중이 찢어져 인근 병원에서 봉합 수술을 받았다, A씨는 20일 춘천경찰서에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남 회장을 고소했다. 남 회장은 출동한 경찰관에게도 폭언을 퍼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 회장의 ‘갑질’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는 출입증이 없는 지인 3명의 유도 경기장 입장을 시도하다 제지를 당하자 “유도 경기를 중단시킬 수도 있다. 내가 왕이다”라고 고함을 지르며 난동을 부려 구설수에 올랐다.

네티즌들은 “라면왕과 땅콩왕의 계보를 잇는 숙취왕이다” “한국 유도의 부진이 어디에서 시작됐는지 보여준 사건이다” “갑질하고 싶으면 ‘대한조폭회’를 따로 창설하라”는 반응을 보였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