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그룹, 그리스 협상 결론 못내…다시 비관론으로?

입력 2015-06-25 10:33
그리스와 국제 채권단의 구제금융 협상을 논의하는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 회의가 2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렸으나, 결론을 내지 못하고 25일 재개하기로 했다.

이번 유로그룹 회의는 협상안을 최종 조율하고 합의안을 작성하기 위해 소집됐지만, 그리스와 채권단이 막판 충돌을 빚어 합의를 도출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알렉산더 스툽 핀란드 재무장관은 트위터에 “오늘 회의는 끝났다, 유로그룹은 내일 오후 1시에 재개한다”고 밝혔다.

발디스 돔브로브스키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 역시 협상에서 진전이 있지만, 아직 타결할 단계는 아니라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이는 유로존 정상들이 지난 22일 긴급회의에서 그리스가 새로 제안한 협상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던 것과 상반된 분위기다.

채권단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그리스의 협상안 수용을 거부하고 긴축 조치를 추가한 대안을 제시해 그리스가 반발한 것이 분위기를 반전시킨 요인으로 분석된다. 그리스와 IMF는 재정수지 목표에는 합의했지만, 달성 방법을 두고 대립했다.

긴축 반대를 공약해 집권한 급진좌파연합(시리자) 정부는 재정수입 증대에 초점을 맞춰 연금 삭감을 거부하는 협상안을 내놨지만, IMF는 연금 삭감 등 재정지출 삭감을 요구했다.

언론에 공개된 IMF의 협상안을 보면 연금 삭감을 거듭 요구했고, 그리스가 제안한 법인세율 인상(26%→29%)을 28%로 낮추고 부가가치세 수입을 국내총생산(GDP)의 1% 수준으로 늘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IMF 제안을 거부하고 “특정 기관들(채권단)이 거듭해서 동등한 조치를 거부하고 있는데 이는 아일랜드나 포르투갈에서 절대 없었던 사례”라며 “이런 이상한 입장은 합의에 관심이 없거나 특정 이익들을 지원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비판했다.

앞서 치프라스 총리와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가 이날 유로그룹 회의에 앞서 회동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