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배우 이덕화가 보여준 진정한 ‘자유남편’의 모습

입력 2015-06-24 17:46
사진= 네이버 tvcast 캡처

배우들의 카리스마 속에 감춰진 대한민국 가장의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수많은 드라마에서 장군과 회사 중역으로 출연하며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보이던 배우 이덕화가 가장으로서의 덤덤한 모습을 소개한 것이죠.

이덕화는 지난 21일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 출연해 ‘자유남편’을 주제로 진솔한 얘기를 나눴습니다. 자유남편은 스스로 자유롭다고 매일 착각하는 남편의 줄임말입니다. 하지만 이덕화가 보여준 모습은 그렇게 자유롭지만은 않았습니다.

이덕화는 가발 광고의 모델이 된 것이 아이들 때문이었다고 했습니다. 그는 1996년 국회의원에서 낙선한 이후 방송 섭외 요청을 받지 못했는데요. 그 때 한 가발회사가 이덕화에게 가발 CF 출연을 제안했습니다. 이덕화는 자신의 약점인 탈모를 이용해 돈을 벌려는 것 같아 거절했답니다. 하지만 유학 간 아이들 학비가 걱정됐죠.

이덕화에게서 내색하지 않고 묵묵히 가정을 지키는 가장의 모습도 엿볼 수 있습니다. 이덕화는 “결혼 전 오토바이 사고로 입원했을 때 아내가 나를 3년간 병간호했다”며 “그 때, 아내의 의견을 평생 지지하며 살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습니다. 딸 지현씨도 “어머니가 집에서 가장 서열이 높고, 아버지는 서열이 가장 낮다”고 거들었습니다.

이지현씨는 배우 오디션에서 수차례 떨어졌습니다. 이덕화는 딸의 소식을 접할 때마다 묵묵히 기다렸죠. 딸이 출연한 작품의 모니터링 할 때에도 한마디 내색하지 않았습니다. 딸이 고생하는 모습이 안타까웠기 때문입니다.

아버지가 연예인이면 인맥으로 주연에 발탁되는 기회를 얻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이덕화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딸이 하고 싶은 일에 대한 간절함을 깨닫고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힘을 얻기를 바랐던 겁니다.

이덕화는 드라마에서 호통을 치고, 활을 쏘는 장군이지만 가정에 돌아가면 가족의 행복을 생각하는 자상한 아버지이자 남편이었습니다. ‘자유남편’은 자유롭다고 착각하는 남편이 아닙니다. 자유남편은 아버지, 남편으로서 가족의 행복을 위해 가부장적인 모습에서 자유로워진 남자를 의미 하는 것이 아닐까요?

문경림 기자 enlima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