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살고 있는 런던의 버킹엄궁이 비가 샐 정도로 낡아 천문학적인 보수비가 필요한 실정이라고 영국 데일리메일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버킹엄궁은 정부 지원금 부족으로 20년 넘게 제대로 보수가 이뤄지지 못해 천장에서 비가 새고 있다.
궁내에 전시된 고가의 예술품과 골동품이 망가지지 않도록 양동이를 받치기도 한다. 오래된 전기시설과 배관시설도 전면 점검이 필요한 실정이다.
궁의 상당 부분이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아 몇 년 전에는 앤 공주가 떨어진 석재에 맞을 뻔한 일도 있었다고 데일리메일은 전했다.
버킹엄궁의 상태를 점검한 감정인들은 전면점검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으며 긴급보수에 1억5000만 파운드(약 2600억원)가 들 것으로 추산했다.
보수비용을 줄이려면 한꺼번에 왕궁을 비우는 게 방법이다.
여왕이 버킹엄궁을 비우게 되면 1837년 빅토리아 여왕이 버킹엄궁을 국왕의 상주궁전으로 지정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버킹엄궁은 1703년 건축됐으며 영국 왕실은 1940년 독일의 런던 대공습 때도 버킹엄궁을 비우지는 않았다.
1년 정도 소요되는 보수기간에 여왕 부부와 그에 딸린 426명의 직원들은 주말궁전으로 쓰는 윈저궁을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여왕은 현재 일주일에 사흘 정도를 버킹엄궁에서 머물고 있으며 윈저궁에서도 업무를 본다.
일각에서는 버킹엄궁 외에 윈저궁과 세인트 제임스 궁전 등 왕실 자산의 40%가 열악한 상태라는 지적도 나온다고 신문은 전했다.
앞서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영국 의사당으로 사용되고 있는 웨스트민스터 궁전이 지붕에서 물이 새고 쥐가 들끓어 보수공사에 최소 30억 파운드(약 5조2000억원)가 들어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
비 새고 석재 떨어지는 영국 버킹엄궁 … 보수비 2600억원
입력 2015-06-24 16:24 수정 2015-06-24 1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