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가뭄에 강원도 양수기 확보 전쟁

입력 2015-06-24 16:28

극심한 가뭄이 지속되고 있는 강원도에서 양수기 확보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농업용수가 부족한 지역이 크게 늘어 급수장비 수요가 폭증했기 때문이다.

24일 강원도에 따르면 도는 농촌현장의 가뭄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농업용 양수기와 스프링클러(살수기) 등을 지원키로 하고 장비확보에 나섰다. 하지만 가뭄이 강원지역 뿐만 아니라 경기도와 충청 등 전국적으로 심각하다보니 급수장비 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평창에 사는 농민 김모(54)씨는 “밭에 심어놓은 배추와 무를 살리기 위해 양수기를 구하고 있지만 도무지 구할 수가 없다”면서 “업체에 양수기를 구해달라고 당부했지만 ‘구하기 힘들 것’이란 대답만 돌아왔다”고 하소연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농협과 농자재 업체들은 서울의 펌프상가에 전날부터 대기해 새벽 4시에 들어오는 물건을 상가 앞에서 바로 구매하고 있다. 또 가뭄이 들지 않은 전남 함평과 충남 보령 등 전국대리점에 연락해 장비를 끌어 모으는 등 양수기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내 양수기 생산·판매업체들은 당분간 양수기 품귀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양수기가 대부분 소진된 데다 제품을 생산하기까지 2~3개월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국내 엔진펌프형 양수기 생산업체인 A업체 관계자는 “지난 5월부터 주문이 폭증하기 시작해 지난 12일 재고가 바닥났다”면서 “대리점과 지자체, 정부기관 등에서 구입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제품이 없어 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상황은 국내 모든 업체가 마찬가지라서 물건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강원도 영동지역의 올해 강수량은 144.7㎜, 영서지역은 209.7㎜로 평년과 비교해 각각 35%, 63% 수준에 그치고 있다. 도는 202억원의 가뭄 대책비를 투입, 비상급수지원에 나서는 등 가뭄피해 최소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