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서 9만2000명분 대마 대량 재배…주고객은 유학생

입력 2015-06-24 15:49
아파트 실내에서 약 9만2000명이 피울 수 있는 규모의 대마를 대량으로 재배한 남성이 구속됐다. 해외 유학 후 귀국한 사람이나 현재 유학생들이 주요 고객이었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74명을 검거해 이모(39)씨 등 6명을 구속했다고 23일 밝혔다. 나머지 68명은 불구속 입건됐다. 이들은 모두 미국 호주 영국 캐나다 뉴질랜드 에콰도르 등 해외에서 유학했거나 현재 유학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2007년 뉴질랜드로 이민한 이씨는 2009년 국내로 들어와 최근까지 경기도 용인의 109㎡ 아파트에서 대마를 길러 팔아온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2013년 한 캐나다인에게 대마 종자를 얻고 재배법을 익힌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씨가 재배 중인 대마 46주와 대마초 135g, 현금 2500만원을 압수했다. 대마 1주를 대마초로 약 2000명이 동시에 피울 수 있다. 46주는 9만2000명이 피울 분량이다. 경찰 관계자는 “대마는 특유의 향이 강해 가정집에서 몰래 재배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이씨는 아파트 안에 태양열과 온도가 비슷한 LED 전구, 환풍시설, 온·습도계, 냄새 차단시설 등을 갖추고 있었다”고 말했다. 전기요금만 매달 80만~100만원이 나왔다고 한다.

이씨에게 구입해 대마초를 피운 사람들은 대부분 20대 초반~30대 중반이며 중산층 이상의 가정에서 자란 해외 유학파라고 경찰은 전했다. 이들은 클럽, 노래방, 아파트 놀이터 등에서 대마초를 피웠다. 일부는 대마 추출물인 일명 ‘왁스’를 전자담배 파이프에 발라 공개된 장소에서 흡입하기도 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