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앞바다 조기 경매량 급증…“조기파시 호황 누릴 수 있을까 기대감”

입력 2015-06-24 15:44
1960년대 후반까지 조기 파시(波市·해상 시장)가 형성될 정도로 명성을 떨친 인천 연평도 앞바다에서 최근 조기 어획량이 다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인천 옹진수협에 따르면 연평도 해상에서 잡힌 참조기 경매량이 지난 한해 514상자에서 올해 최근까지 벌써 1566상자로 3배가량 늘었다. 1상자는 사과상자 한 박스 크기다.

2013년 전체 경매량 291상자와 비교하면 올해 6개월 만에 5배가량 참조기가 많이 잡혔다.

196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동중국해에서 겨울을 난 조기떼가 매년 4월 말∼6월 초 산란을 위해 연평도 앞바다로 북상했다.

전국에서 어선 3000여척이 연평도 앞바다로 몰렸고 배 안에서 조기를 거래하는 ‘연평도 조기 파시’가 생겨났다.

그러나 1970년대 초부터 연평도 어장에서 조기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이 때를 전후해 우리나라 어선이 대형화하면서 조업 반경이 넓어졌고, 어민들이 북상하는 조기떼를 중간 지점인 서남해안에서 모두 잡아버렸기 때문이다.

또 어군 탐색기 등 첨단장비가 속속 도입되는 등 급격히 발전한 조업기술로 인해 무분별한 남획까지 더해졌다.

해양 전문가들은 최근 다시 연평도 앞바다에서 조기 어획량이 급증한 이유로 치어 방류 활동과 수온 상승 등을 꼽았다.

인천시 수산자원연구소는 2013년 연평도 파시 부활을 위해 참조기 치어 22만8000미를 연평도 연안에 방류한 바 있다.

또 기후변화로 인해 연평도 수온이 조기 산란에 적합한 10∼13℃까지 상승한 점도 조기 어획량 증가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조윤길 옹진군수는 “중국어선들의 불법조업으로 우리 어민들의 어획고가 급감하고 있다”면서도 “방류한 조기치어들이 성장해 잡히기 시작하면서 연평도 어장이 옛 명성을 되찾았을 수 있을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