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세 넘어서 백인이란 사실 알게된 미 흑인여성, “어떤 후회도 없다”

평생 흑인으로 살다가 70세가 넘어서야 자신이 백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미국 여성의 이야기가 화제다.

23일(현지시간) 지역 방송인 KHOU와 KENS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 주 샌안토니오 인근 컨버스에 사는 버다 버드(73)는 흑인인 줄 알고 살다가 최근 백인의 핏줄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녀는 양어머니가 입양 사실만 알려준 채 다른 얘기를 하지 않자 2013년 직접 생물학적인 부모를 찾아 나선 끝에 입양 기관 등을 통해 원래 부모는 물론 형제들까지 모두 백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1942년 9월 미주리 주에서 백인인 얼과 데이지 비글의 딸로 태어난 버다의 원래 이름은 지넷이었다.

아버지 얼이 아내와 자식 10명을 버리고, 어머니마저 전차 사고를 당하자 미주리 주 당국은 아이들을 모두 입양 기관에 보냈다.

아주 어린나이였던 지넷은 캔자스 주 뉴턴의 부유한 흑인 부부 레이와 에드위나 와그너의 외동딸로 입양돼 흑인 소녀로 커갔다.

피부색이 흑인과 크게 차이 나지 않아 버다는 인종 정체성을 의심하지 않았다.

버다는 “양어머니가 백인 아기를 입양했다는 얘기를 내게 전혀 하지 않았다”면서 “그 사실을 돌아가실 때까지 함구했다”고 말했다.

백인이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안 후에도 그녀는 어떤 슬픔과 후회도 느끼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지넷은 유치원에 가지도, 교육을 받지도 못했을 뿐더러 일을 하지 않아 사회보장금도 받지 못한다”면서 “흑인인 버다로 살아온 것에 편안함을 느낀다”고 했다.

그녀는 최근 백인이면서도 흑인 행세를 하다가 흑인인권단체 지부장에서 물러난 레이철 돌레잘(37)과 자신을 비교하는 것에 강한 거부감을 나타냈다.

버다는 “둘 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개인적인 사유로 흑인으로 살아왔다”면서도 “돌레잘은 거짓말을 한 것이고, 나는 내 핏줄에 대해 전혀 몰랐다”고 밝혔다.

버다는 생존한 형제들과 지난해 처음으로 만났지만 인종 얘기는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