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물수능’ 논란을 빚었던 지난해처럼 쉽게 출제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학 입시에서 수능 영향력이 감소하고 논술과 면접, 학교생활기록부 등의 비중이 커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4일 ‘6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를 공개했다. 수능 출제기관인 평가원 주최 모의평가는 두 차례, 6월과 9월에 시행된다. 수험생들은 모의평가를 통해 수능 난이도를 가늠하고 수시모집 지원 지표로도 활용한다. 평가원은 모의평가로 나타난 수험생의 수준을 수능 난이도에 반영한다.
이번 모의평가는 지난해 수능에서 지나치게 쉬웠던 과목을 다소 어렵게, 까다로웠던 과목을 다소 쉽게 출제해 과목별 난이도 편차를 줄이는 데 공을 들였다. 다만 ‘쉬운 수능’ 기조에 맞춰 전반적으로 평이하게 출제됐다.
문과생들이 주로 보는 국어 B형과 영어는 한 문제만 틀려도 2등급으로 떨어질 만큼 쉬웠다. 국어 B형은 지난해 수능 만점자 비율이 0.09%로 매우 어려웠다. 이번 모의평가 만점자 비율은 4.15%나 됐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지난해 139점으로 매우 높았는데 이번 모의평가에서는 124점으로 15점이나 낮아졌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시험이 어려울수록 높아진다.
영어는 이번 모의평가부터 일부 문항을 변형 출제했다. EBS 교재의 한글 해석본을 암기하는 ‘꼼수 학습’을 막기 위해서다. 하지만 수험생이 느끼는 체감 난도는 되레 낮아졌다. 만점자 비율이 4.83%로, 수능 사상 가장 쉬웠던 지난해 수능(3.37%)보다 높았다. 표준점수 최고점도 128점으로 지난해보다 4점 낮아졌다. 평가원 관계자는 “절대평가로 가는 과정으로 쉽게 냈다”고 설명했다.
수학은 지난해 수능보다 어려웠다. 이과생이 응시하는 B형은 지난해 만점자 비율이 4.30%에 이를 정도로 지나치게 쉬웠다. 지난해 대입에서 이과 수험생이 큰 혼란을 겪은 이유였다. 이번 모의평가에서는 만점자 비율이 0.98%로 대폭 줄었다. A형 역시 2.54%에서 1.55%로 줄었다. 출제 당국이 수학에서 변별력을 확보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쉬운 수능 기조가 이번 모의평가로 재확인됐다. 탐구영역의 비중이 상당히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이번 모의평가처럼 수능이 출제되면 지난해처럼 상위권 변별력을 상실하게 된다”며 “논술이나 학생부 등 비교과 전형의 비중이 높아지고 최상위권에서는 실수에 대한 불안심리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이도경 기자 yido@kmib.co.kr세종=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올해도 ‘물수능 예고… 논술·면접·생기부 비중 커질 듯
입력 2015-06-24 15: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