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24일 "최근 가뭄으로 남북한 모두 힘든 상황이지만 북한이 더 어렵다면 우리가 필요한 지원을 해 줄 용의는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히고 "그런 데서부터 만나서 협력을 도모해 보면 어떨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홍 장관은 "양쪽 다 동시에 가뭄이 있어서 둘 다 어렵지만, 사정이 좀 나은 쪽에서 좀 더 안 좋은 쪽을 먼저 도와주고, 나중에 필요한 일을 같이하고, 그런 것들도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남북 당국 간 대화와 관련, "기본적으로 정부는 대화에 대해 열린 자세를 가지고 있다"며 "다만, 언제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만나는 것이 실질적인 만남을 끌어낼 수 있을지는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워낙 지금은 북한이 소극적인 상황이라서 무조건 만나자고 해서 만남이 이뤄지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며 "의미 있는 대화를 할 방법이 무엇일지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장관은 북한이 지난 15일 조건부로 남북 대화에 나설 용의가 있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는 "북한이 대화를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식으로 꼬아서 이야기했다"며 "거기에 대해서는 '그래도 오래간만에 막말 안 하고 대화 이야기해서 반갑다. 그런데 여전히 왜 이렇게 전제조건이 많아'라고 느꼈다"고 소개했다.
그는 "하지만 우리는 대화하겠다고 했고 대화가 됐으면 좋겠다는 느낌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북한의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불참에 대해서는 "정말 좋은 만남의 계기인데 왜 이런 것까지 나오지 않을까, 정말 아쉽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홍 장관은 이어 지난봄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산불과 관련해 "협력해서 같이 산불을 진화하다 보면 조금 더 큰 협력을 할 수 있고, DMZ의 평화적인 관리를 위한 이야기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런 쪽으로 정부가 관심을 기울이고 필요한 협력을 해나가며 좋은 계기를 잘 살려 남북관계를 발전시키고자 계속 노력할 것"이라며 "북한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지만 이것만 기다리지는 않고 정부도 더 많은 노력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홍 장관은 8·15 남북공동행사에 대해서는 "정부가 아니면 민간 차원에서라도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6·15는 서울 8·15는 평양, 이렇게 이분법적인 것은 아니다. 우리가 어느 한 장소만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하고 싶은 행사도 있고, 민간단체에서도 여러 사업 계획하고 있다. 그런 사업은 평양에서 하는 것도 있고 서울에서 하는 것도 있다"며 "솔직히 지금 쉬운 상황은 아니지만 계속 노력은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北 가뭄 피해 지원 용의 충분히 있다” 홍용표, 대북정책 전환 가능성 시사
입력 2015-06-24 13: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