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금융사기를 저지르고 대포통장으로 수억원을 입금 받아 중국의 범죄조직에 송금한 국내 인출 조직원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도 일산경찰서는 24일 중국 금융사기 조직의 지시를 받고 파밍·몸캠피싱·조건만남·보이스피싱 등으로 국내 피해자들로부터 가로챈 8억2000만원을 중국으로 송금한 국내 인출총책 조선족 김모(32)씨 등 15명을 전기통신금융사기 혐의로 구속하고 자신 이름의 통장을 판매한 김모(20)씨 등 16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또 경찰은 중국으로 달아난 조선족 4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 중국에 국제공조를 요청했다.
이들에게 통장을 빌려줘 불구속 입건된 사람 중에는 고교생과 취업준비생, 사회 초년생 등이 다수 포함돼 있다. 경찰이 전화금융사기를 막기 위해 대포통장 거래를 집중 단속하자 청소년 등을 공략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청소년에게 은밀하게 접근, 30만∼40만원을 주고 통장을 사들였다. 구속된 조선족 김씨는 중국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보이스피싱이나 파밍(악성코드를 이용한 계좌이체 금융사기)을 저지르는 조직의 국내 인출책을 맡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 2월 24일부터 지난달까지 중국 옌지 사무실에서 인터넷 채팅사이트나 스마트폰 채팅 어플 등을 통해 국내 피해자들의 나체사진을 몰래 촬영하고 이를 지인에게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8억2000만원을 가로챘다. 모든 범행의 지시는 중국 메신저를 통해 주고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자금 이동 추적 중 중국인 밀집지역인 경기 안산 원곡동 등의 환전상을 통해 범죄수익금이 중국 총책에게 전달되는 것을 확인했다. 검거과정에서 현금 4000여만 원과 범행에 쓰인 대포통장 등을 압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출처가 불분명한 파일과 이메일 등은 악성코드가 포함돼 파밍 등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를 열어보거나 첨부된 파일 및 웹주소 등을 클릭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고양=정수익 기자 sagu@kmib.co.kr
중국 범죄조직의 국내 자금 8억원 인출 일당 검거
입력 2015-06-24 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