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슈퍼전파자’로 불리는 메르스 14번 환자가 병세가 호전되기 전까지 자신이 ‘슈퍼전파자’란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네티즌들은 “그 환자도 정부 방역 실패의 피해자인데 충격을 받은 게 아닌지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23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전날 서울대병원에서 퇴원한 14번 환자(35)는 확진 판정을 받은 뒤 국가격리병상에 입원해 병세가 호전돼 인공호흡기를 떼기 전까지는 자신이 14번 환자인지, ‘슈퍼전파자’로 불리는지 몰랐다.
그는 병실에서 뉴스를 보고 “저렇게 많이 감염시킨 사람이 있어요”라고 오히려 의료진에게 물었다고 중앙일보는 전했다.
의료진은 그가 충격을 받을까 봐 말하지 않았다고 매체는 전했다.
그는 며칠 뒤 누군가에게 들어 자신이 14번인지 알게 됐다고 한다. 적잖게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왜 자꾸 괴롭히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이동우 인제대 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 환자는 가해자이면서도 피해자”라고 진단했다. 81명 감염이란 결과만 보면 가해자이지만 보건당국의 초기 방역 실패의 피해자이기 때문이다.
네티즌들은 ‘슈퍼전파자’라는 꼬리표가 붙은 14번 환자가 트라우마에 시달리지 않을까 걱정했다. 그러면서 방역 당국의 책임을 환자 개인에게 지우려는 느낌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한 네티즌은 “저 사람이 감염된 걸 알고, 또 그 질병이 치명적이란 걸 알고 돌아다녔겠냐”며 “메르스 ‘슈퍼전파자’는 결국 방역 당국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14번 환자도 결국 정부의 병원 미공개, 대응 관리 실패의 피해자”라면서 “‘슈퍼전파자’라는 죄책감이 느껴지는 단어를 쓴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손가락질한 슈퍼전파자가 바로 나라니” 14번 환자의 고백
입력 2015-06-24 10: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