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의 쿠르드족 민병대가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장악하고 있던 시리아 북부 터키 국경 근처의 텔아비야드를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간) 빼앗은데 이어, 23일에는 IS가 수도로 선포한 도시인 라카의 북부 50km까지 진격하는데 성공했다. 라카는 IS의 시리아내 본거지여서 자칫 IS가 시리아내에서 패퇴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영국 BBC 방송은 23일 시리아 쿠르드족 민병대인 인민수비대(YPG)가 다른 반군과 미국 주도 반(反)IS 국제동맹군의 도움을 받아 라카 북쪽에 있는 IS의 핵심 군사기지를 점령했다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지난 15일 IS의 전략적 요충지 텔아비야드와 라카로 연결된 핵심 보급로를 점령한 지 1주일 만이다.
YPG는 이어 라카에서 불과 50km 떨어진 아인이싸 마을도 장악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YPG의 레두르 하릴 대변인은 “IS 점령지역 한복판의 군사기지와 라카에서 50km 떨어진 아인이싸 을을 완전히 장악했다”고 밝혔다.
하릴 대변인은 라카로 진격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라카는 텔아비야드나 코바니와 같은 시리아 도시로, 모든 시리아인은 IS의 테러에서 벗어나고 싶어한다”면서도 “현재 락까로 진격하는 것은 우리 의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번에 함락된 IS의 군사기지는 라카와 다른 IS 점령지인 서쪽의 알레포 지역과 동쪽의 하사카 지역을 연결하는 전략적 공급로를 내려다볼 수 있는 위치에 있다.
하지만 IS는 그동안 라카를 사실상의 수도로 통치하면서 도시 주변으로 참호를 파거나 주요 건물에 무기를 배치하는 등 외부 공격에 대한 대비책을 꾸준히 마련해왔다. 또 민간인들이 많이 거주해 미국 등이 섣불리 공습하기도 쉽지 않은 상태다. 때문에 라카 점령까지는 앞으로도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쿠르드 민병대, IS 수도 락까 인근 진격…라카 함락 쉽지않을듯
입력 2015-06-23 23: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