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3일에 한번은 맞아야 한다’는 생각에 여자 팬다?” 그럼, 진보는?

입력 2015-06-23 18:34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23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남성우월주의란 게 아예 디폴트 값으로 깔려 있는 것이라, 본인들은 의식도 못할 겁니다”라며 “물론 그들은 여성 해방의 당위를 배워서 알고 있고 의식적으로는 그 대의에 기꺼이 동의하죠”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도 데이트 상대에게 폭행을 가하는 일이 생겨요”라고 밝혔다.

진 교수는 “그게 본인도 잘 이해가 안 갈 겁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라며 “나같은 페미니스트가 여자를 때린다면, 문제는 내 논리가 아니라 그 여자의 특별한 성향에 놓여 있음에 틀림없다. 뭐, 그렇게 논리가 흘러가는 거죠”라고 소개했다.

이에 “여자는 두 가지 방식으로 대응하죠. (1) 저럴 만한 이유가 있을 거야. 그 역시 사회적, 가정적 폭력의 희생자라서 그래. 내가 사랑으로 치유해 줘야지. 아니면 (2) 저렇게 논리적인 애가 저런다면, 맞아, 문제는 나한테 있어. 내가 고쳐야지”라고 전했다.

진 교수는 “그러니까 서로 차이가 나는 의견이 공존할 수 있는 중립적 지역의 존재를 인정하는 게 좋아요”라며 “안 그러면 ‘옹달샘 옹호(?) , 고로 여혐!’ vs. ‘진중권 공격, 고로 페미나치!’ 이런 아무짝에도 쓸 데 없는 싸움이 벌어지죠”라고 말했다.

진 교수는 “이런 문제로 논쟁할 때, 서로 상대를 '나쁜 놈'과 '독한 년'으로 낙인찍을 필요는 없죠”라며 “그저 이 문제가 피상적인 도덕적 비난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우리 신체에 까지 들어와 있는 어떤 집요한 기제를 되돌아보는 반성적 작업이 되었으면”이라고 바람을 표시했다.

그는 “우리 신체에 각인된 그 기제는 남성만이 아니라 심지어 여성까지도 지배합니다”라며 “그걸 이번 사태가 보여준 거죠. 피해자들이 내로라하는 페미니스트 여성들이었거든요”라고 전했다.

그는 “굳이 말하자면....진보는 '여자를 때리면 안 되지만 예외적으로 맞아야 할 여자가 있다.'는 생각으로 패고, 보수는 '모든 여자는 예외없이 3일에 한번은 맞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팹니다”라고 정의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