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프리랜서 코미디언의 차고를 찾아가 팟캐스트(인터넷 방송)에 출연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파격적 행보가 화제다. 격식이나 자리를 따지지 않고 국민들에게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기 위해 어디든 달려가는 그의 모습이 남달라 보인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1일 코미디언 마크 마론이 진행하는 팟캐스트에 출연했다. 인터뷰는 마론의 LA 하일랜드파크 자택 차고에서 진행됐다. 창고는 15.3㎡(4.6평) 크기로 앉기도 불편할 정도로 협소했다.
마론은 1년 전부터 백악관에 인터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던 중 지난달 최종 확정됐다. 백악관 경호실은 지난주 마론이 하와이 여행을 간 사이 차고를 점검했으며 오바마 대통령이 넘어지지 않도록 청소를 좀 깨끗이 해달라고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마론은 유명 인사들을 끈질기게 설득해 차고로 불러 인터뷰를 진행해왔다. 지난해 숨진 배우 로빈 윌리엄스는 자살하기 4년 전 마론의 팟캐스트에 출연해 자신의 알코올 중독에 대해 털어놓기도 했다. 마론의 팟캐스트는 월 500만회의 내려받기가 이뤄지고 있다.
에릭 슐츠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이 차고에서 인터뷰를 하는 것은 특이한(Unique) 일”이라고 소개했고, 미 언론들도 인터뷰의 파격성에 주목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흑인을 지칭하는 금기어까지 사용하며 미국의 인종주의를 비판했다. 그는 “미국은 인종주의를 극복하지 못했다”며 “이는 단순히 공개석상에서 무례하게 깜둥이(nigger)라고 말하는 걸 지적하자는 게 아니라 여전히 노예 제도의 유산이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고, 우리 DNA를 통해 이어져 오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꼬집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오바마의 창고 인터뷰
입력 2015-06-23 16: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