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안철수 “메르스 34일동안 국가가 있었나”

입력 2015-06-23 14:10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은 23일 메르스 사태에 대해 “국민이 전쟁 상황에서 사령관을 애타게 찾을 때 국가원수이면서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은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 메르스 사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한다. 대정부질문을 하기 앞서 메르스 사태를 겪으며 제가 생각한 대한민국 국가 존재이유와 역할, 대통령 직무에 대해 말씀드리겠다”며 이같이 전했다.

안 의원은 헌법 제34조2항에서 ‘국가가 재해를 예방하고 국민 보호에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한 것을 언급하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 한 아이의 아버지로 묻고 싶다. (메르스가 발생한 뒤) 34일 동안 국가가 있었나”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감염법 관리 기본원칙 미준수 ▲사태 초기 컨트롤타워 부재 ▲대규모 병원감염에 대한 사전 경고가 있었던 점 ▲삼성서울병원에서 평택성모병원과 같은 실수를 반복한 점 등을 정부의 4대 실책이라고 지적했다.

문 장관은 “부족한 점에 대해 누누이 말씀드렸고 그런 점은 최대한 보강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답했다.

안 의원이 “자진 사퇴 의향은 없나”라고 하자 문 장관은 “어떤 경우에서 어떤 이유로라도 책임을 회피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안철수 의원은 문 장관에게 “사망자나 환자 가족을 볼 면목이 있느냐”고 했고 문 장관은 “그 점은 정말 송구스럽고 안타깝다. 책임을 느낀다”고 답했다.

황교안 국무총리를 상대로는 정부가 관련법과 감염병 위기관리 표준 매뉴얼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사태가 종결된 뒤에 면밀하고 철저하게 조사하겠다”는 답변을 받아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