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확산세가 주춤한 가운데 휴일인 오는 27일 서울을 제외한 전국 각 광역단체에서 일제히 공무원 채용 시험이 치러져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자칫 방역에 허점이 생길 경우 잦아들던 메르스의 불씨를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23일 각 광역단체에 따르면 서울시를 제외한 나머지 시·도는 27일 일제히 공무원 채용 필기시험을 치른다. 시험 응시자는 부산 1만7700여명, 경남 1만5000여명, 대구 1만4000여명, 강원도 1만1000여명, 광주 7700여명, 전남 1만3056명 등 20만명이 훌쩍 넘는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방공무원(9급) 임용시험 필기시험을 27일 오전 10시 수원과 의정부지역 8개 중·고등학교에서 치른다. 시험장이 학교인데다 수원은 메르스 여파로 지난 8∼12일 모든 학교가 일제 휴업을 했던 지역이어서 감염 차단에 도교육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비접촉 체온계로 발열 여부를 측정하고 고열이 있는 응시자는 시험장 내 예비시험실에서 따로 시험을 치른다. 응시자들에게는 시험 중 개인 마스크 착용을 허용한다.
부산시도 임용시험 당일 응시생의 개인 마스크 지참을 허용하기로 했다. 또 28개 시험장 정문에 마스크 1만개를 비치해 미지참자에게 지급할 예정이다. 모든 응시생이 입실 전 의무적으로 발열 체크와 함께 손 소독을 하도록 유도한다.
대전시는 자가격리자(능동감시자 포함) 발생에 대비, 사전조사를 벌여 능동감시자 2명을 찾아냈다. 이들은 23일 이전에 격리가 해제되는 수험생으로 판명돼 일반 시험장에서 시험을 치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원영 경기도 인사과장은 “많은 응시생이 몰리는 만큼 메르스로 인한 감염이 벌어지지 않도록 사전에 메르스 자가격리자의 신청을 받아 자택시험을 진행하고, 시험장에서도 철저한 방역체계를 구축해 차질없이 공채시험이 진행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종구 기자 jglee@kmib.co.kr
[관련기사 보기]
27일 전국 공무원 시험… 메르스 방역 ‘비상’ 걸렸다
입력 2015-06-23 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