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금기어 'N단어'까지 사용하며 미 인종주의 비판

입력 2015-06-23 10:15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흑인을 지칭하는 금기어까지 사용하며 미국의 인종주의를 비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공개된 코미디언 마크 마론의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미국은 인종주의를 극복하지 못했다”며 “그것은 단순히 공개적인 자리에서 깜둥이(nigger)라고 말할 정도로 무례한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것은 인종주의가 여전히 존재하느냐 그렇지 않으냐의 문제도 아니다. 공공연한 차별의 문제도 아니다. 200∼300년 전에 일어난 일을 하루아침에 완전히 없던 일로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백인 우월주의에 빠진 청년의 흑인교회 총기 난사 사건 이후 인종과 총기 문제에 관한 논쟁이 촉발된 가운데 나온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내가 태어난 이후 인종에 대한 태도는 분명히 개선됐지만, 노예 제도의 유산은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고 여전히 우리 DNA를 통해 이어져 오고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금기어 사용 논란과 관련해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22일 정례 브리핑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전혀 후회하지 않고 있으며, 여론의 반응에 대해서도 놀라워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