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을 것 같다? 맞습니다? 제가 했다고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 제가 했습니다? 이것은 난 하지 않았는데 했다고 하니 그럼 했다고 해줄께라고 하는 건가? 도둑질 당한 사람은 잊어버리지만 도둑은 자신이 도둑질 한 것은 평생 안 잊는다고 했다. 도둑이 도둑질 한 것을 잊어버리는 경우는 하도 많이 도둑질하여 너무 많아 기억을 못하는 경우 빼고는 평생 그 양심의 가책 때문에 잊어버리지 않는다고 했다. 기억을 못하는 것은 어쩌면 너무 많은 표절을 해서 기억을 못한다는 것인지 아니면 그 양심의 가책조차도 어디 팽개쳐버린 것인지 모르겠지만 이건 아니지 싶다.”
한국을 대표하는 신경숙(52) 작가가 소설 표절 파문에 대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듯한 인터뷰를 경향신문과 했습니다. 그런데 인터넷에서는 오히려 신경숙씨를 향한 비난이 더욱 거세게 일고 있는데요. 바로 유체이탈화법식의 인정을 했기 때문입니다. 네티즌들의 깊은 빡침이 들리시나요? 23일 에라이 뉴스입니다.
이날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신경숙씨는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 ‘우국’의 문장과 ‘전설’의 문장을 여러 차례 대조해본 결과, 표절이란 문제 제기를 하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아무리 지난 기억을 뒤져봐도 ‘우국’을 읽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이제는 나도 내 기억을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또 출판사와 상의해서 전설을 작품집에서 뺄 것이며 문학상 심사위원을 비롯해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임기응변식 절필 선언을 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문제는 표절 논란을 인정한 듯 안 한 듯한 표현 방식입니다.
우국은 읽은 기억조차 없다. 그런데 논란이 있어 직접 비교해 읽어보니 표절이란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이 맞겠다는 것인데. 네티즌들은 그다지 와닿지 않는다며 비판하고 있습니다. 사과 인 듯 사과 아닌 사과 같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걸린 기사마다 비난 댓글이 쇄도하고 있습니다.
“글로 먹고 산다는 사람이 자신의 기억마저 못 믿는다? 깔끔하게 인정하고 고치고 책 구매자들에게 보상을 해주고 문학계에서 떠나시는 게 맞는 것 같은데.”
“맞으면 맞는 거지 맞다는 것은 뭐여.”
“이건 인정한 것도 인정 안 한 것도 아니야. 같기도!”
“읽은 기억이 없는데 내용을 어떻게 기억해서 표절하나요?”
“인정인 듯 인정아닌 인정 같은 너~”
“유체이탈화법”
“이게 사과냐? 훔치진 않았으나 내주머니에 있으니 훔친 셈치고 미안허이~ 이러고 있네...말이야 똥이야.”
“개운하지 않은 사과. 신경숙씨가 이번 사태의 위중함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듯 하네.”
“인간복사기는 싫어요.”
“술마신 기억은 없는데 음주단속 걸렸네요. 아무래도 술마셨을 수도 있겠네요.”
작가라는 분이 자신의 의견을 얘기할 때 ~ 하는 것 같다라고 하시면 어떡합니까.“
“유체이탈화법이 대유행이구나.”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표절 인정인가 아닌가” 신경숙 유체이탈화법 사과… 에라이 뉴스
입력 2015-06-23 08:22 수정 2015-06-23 08: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