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사태로 경영난을 겪는 한 대학병원이 의사들의 임금을 깎기로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최전선에서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는 병원 종사자들이 그 대가로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네티즌들은 메르스와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의 사기를 꺾는 행위라며 정부의 지원을 촉구했다.
22일 JTBC 뉴스룸은 일주일 전 메르스 확진자가 다수 나온 서울 광진구의 한 대학병원에서 200여명에 달하는 교수와 팀장급 행정지직원들의 임금을 이달부터 20%로 삭감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 병원은 내원객이 크게 줄면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부원장은 “수익이 평상시의 20%로 이하”라면서 “앓는 소리 하는 게 아니다”라고 임금삭감 조치에 대해 해명했다.
해당 병원은 사망한 슈퍼전파자 76번 환자가 지난 6일 머물렀던 곳으로 평소 하루 환자가 3300여 명에 달했지만 불과 보름이 지난 지금은 900명으로 줄었다고 전했다.
병원 측은 “수익은 급감했는데 의료진을 위한 방호복 등 보호장구와 격리용 물품, 열감지기 등 갖춰야 할 품목은 대폭 늘어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는 병원을 유지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경영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곳이 이 병원 뿐만 아니라고 전했다.
JTBC는 병원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지금 사립대학 병원 중에 두 달 정도 운영자금 갖고 있는 데가 거의 없을 정도”라고 밝혔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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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와 사투 대가가 임금 삭감이라니” 의료진 눈물
입력 2015-06-23 01:17 수정 2015-06-23 0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