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는 북한이 물 부족으로 '소금기가 있는 물'까지 모내기에 이용하는 등 고육지책을 짜내고 있는 것으로 22일 전해졌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7일자에서 "올해 남포시 와우도구역의 농사가 최악의 조건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예전에는 저수지물을 이용했지만 올해는 가뭄으로 물이 부족해 "염도가 높은 대동강물로 모를 키워내고 관리하고 있는 현실"이라고 털어놓았다.
신문에 따르면 와우도구역에서는 장마철을 통해 저수지에 물의 양이 충분히 확보되면 모내기를 시작하려 했으나, 5월에 들어서면서 심한 가뭄으로 모판에 물을 충분히 대줄 수 없게 되자 대동강 물을 이용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그러나 대동강 물은 전례 없이 염도가 높아진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뭄으로 수위가 낮아지자 바닷물이 역류해서인 것으로 추측된다.
이런 상황에서 농장 관계자들은 '단물(연수)에서 기른 모를 짠물에 적응시킨다면 일정한 기간 생육을 보장할 수 있다'는 생각을 짜내고 이를 시험해보기로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어 보름동안 소금기가 있는 물을 맹물에 섞어 모판에 댄 뒤 점차 염도를 높여 나가면서 모를 키우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일꾼들이 당 앞에 자기 단위 농사를 전적으로 책임지겠다는 결사의 각오를 안고 혁신적인 안목으로 방도를 찾아 난관을 맞받아 뚫고 나간 것"이라며 '소금물 모내기'를 치켜세웠다.
권태진 GS&J인스티튜트 북한동북아연구원장은 "짠물로는 농사를 못 짓는데, 이를 희석해서 차츰 농도에 적응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라며 "이 방법을 지속하면 모가 다 죽을 수밖에 없는데 극한적인 상황이라 일시적으로 쓰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동강 지역 모내기 재배면적이 예년에 비해 많이 줄어들고 강 수위가 낮아져 짠물이 올라오는 등 북한의 물 부족이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며 "가을에 수확하는 작물 등이 크게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소금기 있는 대동강 물까지 모내기 이용” 北, 100년의 가뭄으로 용수 총동원
입력 2015-06-23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