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도지사는 22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대응과 관련해 “삼성서울병원이 호텔신라처럼 협조했다면 사태를 훨씬 빨리 진정시킬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 지사는 제주지사 집무실에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에 호텔신라가 보여준 것처럼 한발 빠르게, 한 단계 더 강력하게 대처하고 관련 기관·단체와도 협조해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원 지사는 “141번째 환자가 확진 판정 전 신라호텔에 숙박한 사실을 통보받고 호텔 측에 연락하자 역학조사와 투숙객 관련 자료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밤새 폐쇄회로(CC) TV도 확인해줘서 신속하게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기업으로서는 가장 극단적인 조치인 영업정지를 해서 고객들에게 공익에 대한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줬다며 호텔신라 측의 적극적인 대처에 거듭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
이에 대해 이 사장은 “사태가 발생하자마자 600명에 가까운 직원을 사실상 격리 조치하고 서울에서 감염내과 전문의를 초빙해 자체 조사와 방역을 했다”면서 “일부 직원 자녀는 등교조차 못하고 협력업체도 피해가 많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141번째 환자가 확진 판정 전인 지난 5∼8일 제주를 여행하며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의 신라호텔에 묵었다는 사실을 통보받은 직후인 지난 18일 오전 제주에 내려와 메르스 우려가 사라질 때까지 제주 신라호텔의 영업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제주도 당국은 17일 밤 중앙대책본부로부터 141번 환자가 신라호텔에 머무른 사실을 통보받고 호텔에 영업을 자제해달라고 통보했으나 이 사장은 한발 더 나아가 영업 중단을 결정한 것이다. 호텔측은 기존 투숙객에 대해서는 숙박료 환불, 다른 숙박시설 안내 및 항공편 안내 등의 조치를 해 불편함이 없도록 조치를 했다.
원 지사는 “메르스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제주의 많은 관광업체와 도민, 미래에 제주를 찾을 많은 잠재 고객을 향한 마케팅을 할 때 제주도와 함께 손잡고 협력해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일선 현장에서 관광객의 욕구나 걱정을 민감하게 파악하는 만큼 행정기관이 개선할 점이 있다면 의견을 달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전반적으로 예방 시스템, 위기관리시스템을 다시 점검하고 기업들과도 협력체계를 공고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 사장은 “속단하긴 어렵지만 메르스가 진정세를 맞고 있는데 이번에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경험한 것, 놓친 것 등 여러가지를 포함해 백서를 만들고 있다”며 이를 도내 관광·숙박업체와도 공유해서 같이 질병 예방·관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이부진 만난 원희룡, 삼성서울병원이 호텔신라만 같았어도....
입력 2015-06-22 2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