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 하정우가 말만 하면 웃는 전지현 [★현장포착]

입력 2015-06-23 00:07
영화 ‘베를린’(2012)을 본 관객이라면 잊을 수 없는 장면이 있습니다. 극중 북한 비밀요원 부부로 등장하는 표종성(하정우)과 연정희(전지현)의 붕대신입니다. 기억하시나요? 인터넷에선 3년이 지난 요즘도 두고두고 회자됩니다. 두 배우의 ‘케미’가 폭발한 장면이기 때문입니다.

연정희가 반역자로 몰리면서 북측 요원들의 공격이 시작됩니다. 늘 무뚝뚝하던 표종성은 온몸을 던져 아내를 지켜내죠. 상처투성이가 된 그를 연정희는 붕대로 감아 치료합니다. 그 순간 두근두근, 간질간질했던 느낌이 관객들에게 강하게 남은 겁니다.

‘베를린’ 개봉 당시 각종 인터뷰에서도 배우 전지현(34)과 하정우(37)는 친근감을 과시했습니다. 하정우가 어떤 농담을 해도 전지현은 여지없이 웃음을 터뜨리곤 했죠. 신비주의를 고수했던 전지현에게 보지 못한 모습이었습니다. 팬들은 “두 사람이 정말 잘 어울린다” “다시 한 번 연기합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며 반겼죠.

팬들의 바람대로 전지현과 하정우가 다시 만났습니다. 다음 달 22일 개봉하는 영화 ‘암살’에서 호흡을 맞췄습니다. 이번엔 안타깝게도 사랑하는 사이는 아니네요. 1933년 상해와 경성을 배경으로 한 ‘암살’에서 전지현은 독립군 저격수, 하정우는 청부살인업자를 연기했습니다.

두 사람은 22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CGV에서 열린 ‘암살’ 제작보고회에 나란히 참석했습니다. 일제강점기라는 영화 설정 때문인지 초반 행사 분위기는 다소 무거웠습니다. 진행자가 질문하면, 최동훈 감독과 이정재 전지현 하정우 조진웅 등 배우들은 준비한 듯한 답변을 내놓을 뿐이었죠.

딱딱하던 현장 분위기를 누그러뜨린 이는 홍일점 전지현이었습니다. 생글생글 미소를 지으며 농담 섞어 답변했습니다. 옆자리에 앉아있던 하정우와 이야기하면서는 표정이 완전히 풀어졌습니다. 중간 중간 두 사람은 뭔가를 속닥이며 함께 웃었습니다. 무슨 내용인지 몹시 궁금했지만 들리진 않았죠.

행사 중 전지현이 답변 이외의 이야기를 나눈 이는 하정우 뿐이었습니다. 매우 친해 보이더군요. 투샷으로 잡기만 해도 이렇게 잘 어울리는 두 사람이 영화에선 어떤 호흡을 보여줄까요. 올 여름 극장가 화제작 ‘암살’을 향한 기대가 높아집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