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거래 마쳤으니 연희를 청해볼까? 한 곳에선 꼭두각시 무대에 올라오자 동방에 온 칙사가 손뼉을 친다”
조선후기 실학자 박제가가 정조의 명을 받고 지은 ‘성시전도시(城市全圖詩)’의 한 구절이다. 이 시에서 묘사했듯 18세기 한양은 상업이 발달하고 서민문화가 꽃피우던 ‘조선의 르네상스’였다.
영조와 정조로 이어지는 이 시기는 신분제가 동요되고 실사구시를 내세운 새로운 학문인 실학이 발전하면서 서민들의 욕구가 분출됐고 풍속화와 탈춤 등 서민문화가 활기를 띄었다.
서울역사박물관이 이런 18세기 서울의 도시상과 서울사람들의 생활상을 복원하는 사업을 벌인다고 22일 밝혔다.
사업은 사료를 통해 본 18세기 서울 도시상 조사, 18세기 서울 시각자료 데이터베이스 구축, 시전행랑 복원 기초자료 조사 등 3가지 세부분야로 나눠 진행될 예정이다.
박물관은 우선 당시 각종 시문, 일기에 드러난 18세기 서울의 주요 거점과 동선을 조사할 계획이다. 특히 성균관, 남대문, 종로, 경강, 한강 등 거점과 동선을 시각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또 풍속화 등 조선시대 회화에 포함된 주제별 이미지를 선별하고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시전상인들이 상거래를 하던 시전행랑을 복원하기 위한 기초조사도 실시한다.
박물관은 청진·공평지구 등 시전행랑지역에서의 발굴조사 결과를 종합하고 시기별 도면도 새로 작성할 예정이다.
서울역사박물관 관계자는 “조사 결과는 2018년 한·중·일 수도박물관에서 열릴 ‘18세기 동아시아 세 수도의 도시상’ 특별순회전을 준비하는 데도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
서울역사박물관,18세기 조선의 도시와 생활상 복원한다
입력 2015-06-22 2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