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자사고 평가결과, 4곳 미달

입력 2015-06-22 20:23
서울시교육청이 자율형사립고(자사고) 4곳을 일반고로 전환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이들 자사고는 서울교육청 청문회, 교육부 동의절차 등을 거쳐 일반고 전환 여부가 결정된다. 하지만 교육부가 자사고 지정 취소에 부정적이라 실제로 일반고가 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 많다. 일각에서는 서울교육청이 일반고를 황폐화시키는 자사고는 그대로 두고 ‘비인기 자사고’를 골라 학부모·학생 반발을 줄이려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교육청은 2015학년도 자사고 운영성과 평가결과를 22일 발표했다. 올해 평가 대상학교는 2011년부터 자사고로 운영된 11곳이다. 평가 기준점인 60점 미만을 받은 학교는 경문·장훈고와 미림·세화여고다. 교육청 관계자는 “이들 학교는 학생 충원·유지를 위한 노력, 학생재정 지원 현황, 교육청 중점추진과제 운영 등에서 감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대광·대성·보인·선덕·양정·현대·휘문고 등 7곳은 기준점을 통과해 자사고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서울교육청은 대학교수·교원·학부모 등 8명으로 ‘2015 자사고 평가위원회’를 구성해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15일까지 서면평가와 현장실사를 벌였다. 교육청 관계자는 “기준점에 못 미친 4개교는 다음 달 6, 7일 청문회에서 소명 기회를 부여 받는다”고 말했다.

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려면 교육부 동의가 필요하다. 지난해 자사고 평가에서 서울교육청이 6개 학교의 지정취소를 결정했지만, 교육부가 이 결정을 직권 취소해 모두 자사고로 운영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정취소 내용과 절차가 적법한지, 평가지표를 제대로 반영했는지 두루 살펴볼 것”이라고 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가 제동을 걸 가능성이 크다. 다만 기준에 미달한 학교를 발표하는 것만으로도 자정 노력을 이끌어내는 등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평가에서 60점 미만을 받은 4곳은 세화여고를 제외하면 모두 지원자 수가 적어 ‘미달권’ 학교였다. 전년도 경쟁률(일반전형 기준)은 세화여고 1.8 대 1, 경문고 0.9 대 1, 장훈고 0.9 대 1이었다. 미림여고는 2011년 자사고 지정 뒤 줄곧 미달이어서 자사고 존립 기반이 취약하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세화여고(서초구)를 뺀 나머지 학교들은 영등포·동작·관악구에 있어 교육환경이 좋지 않았던 곳”이라면서 “이들 지역에 좋은 학교가 만들어질 수 없다는 시그널을 준 것으로 교육 환경에 불안감이 높아질 수 있고, 이번에 통과된 강남권·양천구 소재 자사고는 경쟁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