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리수용 뭐하길래”

입력 2015-06-22 16:55
북한 리수용 외무상이 최근 중국 베이징에 도착해 나흘간 머물렀지만 중국 인사들과의 접촉 없이 출국한 것으로 알려져 궁금증을 키우고 있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핵심 측근이자 고위급 인사인 리 외무상이 긴 시간동안 머물렀는 데도 중국과 만남이 없었다면 그 자체가 냉랭한 양국 관계를 여실히 드러내주는 것이다. 게다가 중국은 제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 열병식(9월 3일)에 김 제1비서의 참석을 요청한 상황이고, 최근 가뭄에 시달리는 북한을 도울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힌 적도 있어 ‘없는 일정’도 만들어서 만날 형편이었다.

리 외무상을 비롯한 북한의 아프리카 순방 대표단은 지난 18일 평양을 출발해 베이징 서우두(首都)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베이징이 경유지인 것으로 알려져 곧 떠날 줄 알았지만 그는 도착 당일 주중 북한대사관으로 들어간 뒤 이후 두문불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21일 아프리카로 출발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22일 “북한 대사관과 중국 외교부가 10분 거리인데 리 외무상이 베이징에 머무는 동안 북·중 간에 어떤 특이한 만남도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은 “리 외무상이 대사관 밖으로 아예 나오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가 나흘간 머문 이유가 비행편이 여의치 않았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지만 다른 관측도 제기된다. 우선 중국의 고위급 인사를 만나려 했는데, 의제 조율이 안됐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제1비서가 9월 방중을 포기해 만날 이유가 없었을 수도 있고, 이로 인해 중국 측이 다른 의제로는 만나주지 않았을 개연성도 있다. 아울러 3차 핵실험 이후 얼어붙었던 북·중 관계가 아직 고위급 간 만남이 수시로 이뤄질 정도로는 풀리지 않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