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예능프로그램은 요즘 방송가의 대세입니다. 원조 격인 MBC ‘일밤-아빠! 어디가?’를 필두로 KBS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 SBS ‘일요일이 좋다-아빠를 부탁해’ ‘오 마이 베이비’ 등 육아 예능들이 연이어 쏟아졌습니다. 상승 곡선이 가파릅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경우 동시간대 시청률에서 1위입니다. 지난 21일 방송도 14~5퍼센트를 기록했습니다. 모두 시청자들의 기호를 반영한 결과입니다.
하지만 모든 시청자들이 같은 생각으로 TV를 보고 있을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방송과 현실의 가족간 괴리감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시청자들도 많습니다. TV 속 가족의 모습은 언제나 이상적이기 때문이죠.
TV 속 아빠는 아이와 함께 보낼 시간이 많습니다. 유명 여행지에 동행하고 발레도 함께 배웁니다. 동물에게 먹이를 줄 때 아빠가 아이의 손을 꼭 잡아줍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떨까요? 우리나라 아버지들은 대부분 경제적 책임을 지고 있습니다. 아이에게 TV 속 아빠들처럼 많은 관심을 쏟을 시간이 없습니다. 괴리는 여기부터 시작됩니다.
TV 속 아이들은 고가의 제품들을 입고 사용합니다. 어떤 아이는 32개월에 구구단을 외우기도 합니다. 리얼 버라이어티라고는 하지만 평범한 수준과는 동떨어진 이야기들입니다. 이걸 TV로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끼는 시청자도 있지만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시청자도 있습니다. 상대적 박탈감까지 느껴지죠.
그나마 ‘아빠를 부탁해’는 현실과 맞닿아 있는 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딸이 무뚝뚝한 아빠와 함께 찜질방을 가거나 운전을 배우면서 거리감을 좁힙니다. 소통이 부족한 아빠와 자녀의 서먹함에서 출발하는 가족은 화기애애하고 화려하기만 한 다른 TV 속 가족보다 현실적입니다.
시청자에게 필요한 것은 공감입니다. 대세를 탔다는 이유로 현실을 포기하는 예능은 외면을 받기 마련입니다. 시청자의 마음을 이해해야 대세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지금 리얼 버라이어티에서 가장 필요한 요소는 어쩌면 ‘리얼’이 아닐까요?
엄지영 기자 acircle1217@kmib.co.kr
[친절한 쿡기자] “나도 삼둥이 사랑이 아빠처럼 하고 싶어”… 현실과 너무 다른 가족 예능
입력 2015-06-22 16: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