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 24개 장로교단 회원 둔 한장총 방문

입력 2015-06-22 16:25
22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5층 한장총 사무실에 박원순 서울시장이 황수원 한장총 대표회장을 예방하고 메르스 예방 및 동성애 축제 등에 대해 담소를 나누었다. 강민석 기자

사진검색어 [박원순] 22일 선교뉴스에



한국장로교총연합회(한장총) 임원들은 22일 박원순 서울시장과 면담을 갖고 오는 28일 서울광장 등에서 열리는 동성애자들의 ‘2015 퀴어문화축제’ 퍼레이드를 취소해 달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그러나 박 시장은 “취소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한장총의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

한장총 대표회장 황수원 목사, 부회장 오치용 목사, 서기 이재형 목사, 회계 조성제 장로, 사무총장 김명일 목사 등은 이날 낮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한국기독교회관 5층 한장총 회의실에서 박 시장 일행과 면담을 가졌다. 박 시장이 24개 장로교단, 3만7000여 교회를 회원으로 두고 있는 한장총 사무실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계 인사들이 퀴어문화축제 퍼레이드의 직권 취소를 거듭 요구하자 박 시장은 “오늘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 방지에 동참해 주신 한국교회에 감사인사를 드리려 찾아온 것”이라며 퀴어문화축제 퍼레이드 취소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최근 경찰에서 퀴어문화축제 퍼레이드 금지를 통보했다가 법원에서 금지조치가 해제됐다. 목사님들의 의견은 잘 듣고 있으며 저희 상황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메르스 사태 이후 동성애 집회뿐만 아니라 모든 집회의 주최 측에 취소·연기를 권고했다”면서 “28일 퀴어 퍼레이드와 집회 등도 메르스 극복을 위해 자제를 요청 중”이라고 밝혔다.

교계 인사들은 박 시장의 발언에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동성애 행사를 직권 취소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황 대표회장은 “박 시장의 인권 커리어는 존중한다. 하지만 인권보다 중요한 것은 생명이다. 소돔과 고모라가 동성애를 비롯한 성적 문란으로 망했다”며 “박 시장의 진짜 의견을 듣고 싶다. 큰일을 위해 십자가를 지는 심정으로 당당하게 동성애 축제를 취소할 의도는 없는가”라고 물었다.

박 시장은 “퀴어문화축제 서울광장 사용 취소는 사실상 힘들다. 동성애 성소수자 문제는 ‘법에 따라’하고 있다. 누구든 집회를 신고하면 비어 있는 시간이라면 허용해야 한다. 물론 반대집회도 허용할 것이다. 이런 상황을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중국에 머물고 있는 20만명 이상의 탈북자 문제에 대해 관련 대책을 세워달라는 한장총 임원들의 제안에 대해 “정책에 반영할 것”이라고 답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