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무한도전 탓 큰 피해” 전국 염소 농가들 MBC 항의 방문

입력 2015-06-22 14:57 수정 2015-06-22 18:07
사진=MBC 상암 본사에 항의 방문한 국내 염소 농장 운영자들이 메르스 사태로 피해를 입은 상황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국내 염소 축산 농가가 MBC를 항의 방문했다. 이들은 MBC 무한도전이 보건당국의 메르스 예방법을 풍자하면서 애꿎은 국내 염소를 언급해 피해를 안겼다고 주장했다.

국내 염소 협회 임원을 포함해 염소 축산 농가 운영자 30여명은 22일 오전 11시 상암동에 위치한 MBC 본사를 항의차 방문했다. 이들 중 메르스 대책 본부 임원 5명은 무한도전 책임프로듀서 김구산 예능국 부국장을 만나 사과 및 정정 방송을 요구했다.

이들은 “무한도전이 지난 13일 방송에서 메르스 예방법을 풍하자면서 낙타, 염소, 박쥐를 언급해 국내 염소의 판로가 막혔다”며 “제작진은 질병관리본부의 발표를 인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그러나 “질병관리본부에서는 ‘중동지역 체류 중 염소 접촉을 조심하라’고 밝혔는데 방송에서는 이를 누락시키면서 국내 염소농가의 피해가 극심해졌다”면서 “정정 및 사과방송으로 국민들의 오해를 해소하고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염소 축사 농가들은 이달부터 2~3개월 동안 염소를 한창 출하할 시기인데 메르스 여파로 이미 가격 폭락을 겪었으며, 무한도전 방송 이후에는 아예 거래조차 끊겼다고 하소연했다. 염소 농가에 따르면 메르스 사태로 염소고기가 폭락했으며 이마저도 수요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무한도전 제작진은 농가에게 공식적인 사과의 뜻을 전하고 향후 염소 농가의 발전을 위해 직·간접적으로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무한도전 제작진은 방송을 통해 직접적인 사과를 하거나 국내 염소와 메르스는 무관하다는 내용의 정정 방송은 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MBC에 항의 방문한 농가들은 MBC 항의 방문 이후 질병관리본부로 자리를 옮겨 과학적 근거 없이 염소가 메르스를 전염시킬 수 있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항의하기도 했다.

‘무한도전 때문에 염소 망했다.mp4’ 국내 염소 축산 농가가 MBC를 항의 방문했습니다.무한도전이 메르스 예방법이라며 국내 염소를 거론해엄청난 피해를 봤다는 겁니다.무한도전, 국민 예능인만큼 책임감도 막중하네요.

Posted by on 2015년 6월 21일 일요일


앞서 지난 18일 김구산 부국장은 염소 축산 농가가 무한도전 방송으로 어려움에 처했다고 호소하고 있다는 내용의 국민일보 보도에 대해 “무한도전 방송으로 염소 농가가 피해를 봤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하라”면서 “기사를 삭제하지 않으면 조만간 얼굴을 보게 될 것”이라고 항의했다.

무한도전은 지난 13일 ‘무한뉴스-건강합시다’를 통해 정부의 메르스 예방법을 풍자하면서 낙타와 염소, 박쥐와의 접촉을 피하라는 말을 인용하며 정부의 실효성 없는 예방법을 풍자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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