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신시내티에서 911 거짓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가 총격을 받아 숨진 한국계 경찰 소니 김(48)은 ‘인정 많은 엘리트 경찰’로 지역 사회에서 이름을 날렸다.
위험한 현장을 진압하는 등 탁월한 업적으로 27년 동안 22번이나 훈장을 받았지만, 동시에 부모를 잃은 어린이들에게는 삶의 희망을 안겨 준 다정한 경찰이기도 했다.
신시내티 시는 그가 19일(현지시간) 사망하자 “엘리트 경찰관을 잃었다”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제프리 블랙웰 신시내티 경찰서장은 “최고경찰관중 한 명을 잃었다”고 애도했으며, 신시내티 시 행정담당관인 해리 블랙은 “시를 안전하게 지키는 데 평생을 바친 영웅(hero)”이라고 평가했다.
신시내티 시는 이례적으로 소니 김이 해결했던 사건들을 공개했다.
흉기를 든 괴한을 대치 끝에 체포하고, 빌딩에서 바리케이드를 치고 저항하는 남자를 설득했던 이야기, 눈보라 속에서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았던 헌신적인 자세 등이 소개됐다.
총격을 당한 사고 당일 비번이었지만, 사고접수 통보를 받자 맨 처음 현장에 도착했다.
그는 업무에 철저한 강인한 경찰이면서 한편으로는 ‘민중의 지팡이’로도 존경을 받았다.
엄마를 잃고 여동생과 함께 고아가 됐던 존 닙스차일드는 “우리가 겪는 고통을 소니 김은 전부 이해했으며, 우리에게 희망을 주려고 한 시간 이상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고 현지 언론인 WCPO에 털어놓기도 했다.
소니 김은 1966년 한국에서 태어났으며 열 한 살이었던 77년에 부모를 따라 시카고로 이민 갔다.
신시내티 대학에 진학하면서 신시내티가 삶의 터전이 됐다. 그의 부모님은 아직 시카고에 거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니 김은 87년 경찰학교에 들어갔으며 이듬해 경찰이 됐다.
한국에 있었던 일곱 살 때부터 배우기 시작한 태권도를 대학 진학 이후에 가라테로 바꿔 공인 6단이 됐으며, 파트타임으로 경찰과 학생들에게 가라테를 직접 가르치기도 했다.
소니 김은 동시에 자상한 아빠이자 남편이었다고 한인 사회의 지인들은 전했다.
그의 첫째 아들(17)은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자전거타기, 5㎞달리기 등을 함께 했던 아빠를 추모했다. 또 억지로 웃음을 참았던 아빠의 조크(joke)를 그리워했다.
소니 김의 갑작스러운 불상사로 신시내티 한인회도 슬픔에 잠겼다.
한혁구 신시내티 한인회장은 “소니 김의 죽음은 한인 사회에 너무 큰 손실이자 슬픔”이라면서 “아버지의 날(Father's Day)을 앞두고 변을 당해 더더욱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
총격 사망 한국계 美경찰 소니 김은 '영웅' … 22차례 훈장
입력 2015-06-22 10: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