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상토론 왜 안 나오나요? 편집됐나요? 권력이란 놈이 먹이를 안 주던가요?”
“민상토론 위에서 하지 말라고 하더냐? 그 정권 천년만년 갈지 보자꾸나.”
KBS 개그콘서트 ‘민상토론’ 결방을 놓고 시청자들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습니다. 메르스 사태에 대한 정부의 무능력을 비판한 이후 결방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시청자 게시판에 잇따라 오르고 있습니다. ‘개그가 현실이 되고 현실이 개그가 됐다’는 반응이 눈에 띄는군요. 22일 페북지기 초이스입니다.
논란은 전날 오후 민상토론이 불방되면서 불거졌습니다.
개콘 시청자 게시판에는 의도적인 편집 아니냐는 비난이 이어졌는데요.
“압력 받아서 폐지? 재미있고 볼만한 코너는 민상토론 뿐인데, 후진국이라서 정부의 통제를 받고 있는 것인가?”
“국민이 아무리 짖어봤자 개만도 못한 거죠? 바른말한다고 옆집 개들이 짖었나봅니다? 옆집개가 무섭긴 무섭겠지. 멍멍 왈왈 개판일세.”
“민상토론 왜 빠졌죠? 요즘 같은 세상에 그나마 볼만한 프로였는데 말입니다.”
“민상토론 편집인가 폐지인가. 요즘 개콘 핵노잼이라 민상토론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어찌 된 건가요?”
“왜 오늘 민상토론을 하지 않는 겁니까? 너무한 거 아닙니까? 출연진들 사정이 있어서 1주 정도 쉰 거면 이해를 하겠습니다만, 아예 폐지된 거면 개콘에 매우매우매우 실망입니다. 이 정도 수준밖에 안되는 개콘입니까?”
이런 비난글이 개콘 방송 이후 20여건 넘게 이어졌습니다.
민상토론은 토크쇼 형식을 빌어 민감한 정치 이슈를 코믹하게 풀어내는 개콘의 간판 코너입니다.
지난 14일 방송이 문제가 됐습니다. 패널인 유민상과 사회자인 박영진은 “정부가 뒷북을 쳤다” “보건복지부 장관이 한심하다” “장관 그만하라” “아몰랑으로 일관하는 정부” “낙타 고기는 대체 어디서 먹으라는 거야” 등으로 정부를 비판했습니다.
민상토론 출연자 송준근은 “메르스 예방을 위해 솔선수범하는 모습, 정말 존경스럽다”는 말과 함께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의 마스크 논란을 비꼬아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또 다른 출연자들은 “서울시장이 잘했다”면서 박원순 서울시장의 편을 들기도 했습니다. 메르스 사태를 겪으며 중앙 정부 보다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더욱 믿게 됐다는 식의 내용이었습니다.
일부에서는 민상토론의 코미디가 지나치게 한편으로 치우쳤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공영방송에서 박원순만 띄운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었는데요.
인터넷미디어협회는 지난 15일 “공영방송 KBS가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해 일방의 주장 및 입장만을 찬양하는 방송을 했다는 것은 경악스러운 일”이라면서 민상토론 방송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신고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 언론자유도 순위가 70위 수준으로 언론자유국 지위 박탈당하고 부분적 자유국으로 내려앉았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풍자 개그를 하고 있으니 무사할 리가 있나. 여긴 미국이나 유럽이 아녀... 조심해야지...”라는 댓글이 눈에 밟히는군요.
앞서 본보는 지난 4월 15일 ‘친절한 쿡기자’를 통해 민상토론을 소개한 적이 있는데요. 당시 기사 제목은 ‘[친절한 쿡기자] 정치 풍자 거침없는 개콘 ‘민상토론’, 이번엔 ‘외압→폐지’ 없이 롱런할까’이었습니다.
호평을 받는 정치 풍자 코미디 코너가 등장했는데 시청자들은 외압을 걱정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당시 기사에는 “재미는 있는데 좀 불안합니다” “간섭이 많을 것 같아요” “국민들은 웃지만 거론되는 사람들은 불편할 겁니다” “정치보다 연예 뉴스에만 관심 갖는 사람들도 꼬집네요” “사마귀 유치원보다 오히려 약한데 왠지 불안”이라는 댓글이 소개됐는데요.
외압인지 아닌지 확인된 건 아니지만 불과 두 달만에 불방이라니. 씁쓸합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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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풍자 때문?” 개콘 민상토론 불방 부글부글… 페북지기 초이스
입력 2015-06-22 09:45 수정 2015-06-22 1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