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월드컵] “박은선 보고 충격, 남자다”… 강하지만 졸렬한 프랑스의 생트집

입력 2015-06-22 07:57

프랑스는 강했지만 졸렬했다. 2015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 16강전을 앞두고 베테랑과 언론이 이미 ‘문제가 없다’는 결론으로 끝난 박은선(29·로시얀카)의 성 정체성 논란을 제기하며 한국 여자축구에 깊은 상흔을 남겼다.

프랑스 신문 ‘20 Minutes’는 22일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의 16강전을 앞두고 “한국 선수에게 성별 논란이 있다”며 박은선을 지목했다. 신문은 “박은선이 신장 182㎝의 건장한 체구에 근육질의 몸을 갖고 있다. 진짜 여자인지 의심스럽다. 여성들 사이에서 뛰는 남자가 아닌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프랑스 여자축구대표팀에서 은퇴한 스테파니 뮈느레 베게(41)는 “박은선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우리(대표팀 관계자들)끼리 ‘남자와 경기한다’고 했다. 박은선의 얼굴과 근육으로 볼 때 여성이 아니었다”고 노골적으로 공격했다.

박은선의 성 정체성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신장 180㎝, 체중 74㎏의 건장한 체구와 저음의 목소리로 국제대회에서 남성으로 오해를 받는 경우가 있었다. 2013년에는 소속팀이었던 서울시청을 제외한 여자실업축구의 나머지 6개 구단으로부터 퇴출 요구를 받았다. 옹호 여론이 생기면서 서울시청에 남을 수 있었지만 논란은 깊은 상흔으로 남았다. 박은선은 지난해 8월 1년6개월의 계약 조건으로 러시아 로시얀카로 이적했다.

박은선의 성 정체성은 이미 ‘문제가 없다’는 결론으로 끝났다. 이날 16강전에서도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FIFA의 공인이 없었다면 출전은 불가능했다. 박은선은 0대 3으로 승부의 추가 프랑스 쪽으로 기운 후반 10분 유영아와 교체됐다.

우리나라 인터넷에서는 프랑스에 의해 다시 불거진 박은선의 성 정체성 논란을 놓고 공분이 일었다. 네티즌들은 경기를 마치고 “프랑스는 강하지만 졸렬하기 짝이 없다” “이미 문제 없음으로 끝난 문제를 놓고 생트집을 잡고 있다” “축구에서는 스코어로만 보여주면 된다”며 신문과 뮈느레 베게를 향해 비난했다.

박은선은 발목 통증 탓에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 3월 키프로스컵에서 왼쪽 발목을, 소속팀에서는 오른쪽 발목을 다쳤다. 이번 월드컵에서 출전의 기회가 적었던 이유다. 박은선은 이번 월드컵을 무득점으로 마쳤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