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국’ 모르면 나올 수 없는” 신경숙 표절의심 5곳 추가 발견

입력 2015-06-22 00:35 수정 2015-06-22 09:49
JTBC 뉴스화면 캡처

신경숙 작가의 소설 ‘전설’에서 표절 의심 대목이 추가로 발견됐다.

JTBC는 지난 20일 신 작가의 ‘전설’에서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과 유사한 대목을 5곳 더 발견했다고 전했다. 앞서 소설가 이응준이 신 작가의 표절 의혹을 제기했던 구문 이외에도 구성이나 표현이 비슷한 대목이 등장한 것이다.

이는 전문가와 함께 논문 표절 감별 프로그램으로 ‘전설’과 ‘우국’을 비교한 결과다. 단순히 단어 일부가 일치하는 부분은 제외했다. JTBC는 5곳의 표절 의심 대목 중 두 부분을 공개했다.

어느 순간, 두 사람의 내부에 너무도 자연스럽게 기쁨이 넘쳐나는 바람에 두 사람의 얼굴엔 저절로 미소가 떠오른다. <신경숙, 전설, 1996>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두 사람의 가슴에 기쁨이 넘쳐나는 바람에 서로 마주 보는 얼굴에는 절로 미소가 떠올랐다. <미시마 유키오, 김후란 옮김, 우국, 1983>

마찬가지로 자신의 내부라고 생각되지 않는 가슴속 깊은 데서 격렬한 아픔 같은 것이 솟구쳐 오르더니 흰 배구공이 튀어 올라와 통통거렸다. <신경숙, 전설, 1996>

자신의 내부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머나먼 깊은 곳에서 땅이 갈라지고 용암이 쏟아져 나오는 것처럼 격렬한 아픔이 솟구쳐 오르는 걸 알 수 있었다. <미시마 유키오, 김후란 옮김, 우국, 1983>

정문순 문학평론가는 매체에 “우국을 보지 않고선 나올 수 없는 글”이라며 두 소설이 전방위적으로 닮아 있다고 분석했다. 신 작가는 표절 의혹이 불거진 지난 17일 “미시마 유키오는 오래 전 ‘금각사’ 외엔 읽어본 적 없는 작가로 해당 작품(우국)은 알지 못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신 작가의 표절 의혹을 처음 제기한 이응준은 “문학의 일은 문학의 일로 다뤄져야 한다”며 검찰 수사를 반대한다고 전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