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오늘 오후 8시 우리의 첫 일요예배를 보았다. 첫 일요예배에는 헤론 박사 부부, 의사 스크랜턴의 어머니, 나와 그리고 내 아내 등이 참석했다.”(‘알렌의 일기’ 중에서)
미국의 의료 선교사인 호러스 알렌(1858~1932)이 1885년 6월 21일자 자필 일기에서 묘사한 예배가 21일 서울 남대문교회(손윤탁 목사)에서 130년 만에 재현됐다. 남대문교회는 알렌 선교사가 설립한 제중원의 신앙공동체를 모태로 한 교회다.
이날 진행된 ‘첫 공식주일예배 130주년 기념행사’에는 알렌 선교사의 모교회인 미국 오하이오주 델라웨어제일장로교회의 데보라 패터슨 목사와 성도 6명도 참석해 한반도에 복음의 씨앗을 뿌린 신앙 선조들의 발자취를 확인했다.
손윤탁 목사는 “130년 전 단 한 곳에서 드려졌던 예배가 오늘날 약 6만여곳에서 드려지는 주일 예배로 열매를 맺게 됐다”며 감격을 전했다.
설교는 정영택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장이 맡았다. 정 총회장은 ‘주님의 교회’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한국교회는 ‘주님의 교회’를 ‘나의 교회’라고 착각하는 시대적 현실을 맞고 있다”며 “한국교회가 분열로 인한 상처를 딛고 그 옛날 제중원 신앙공동체의 아름다운 모습을 회복할 수 있도록 남대문교회가 좋은 못자리가 돼 주길 소망한다”고 강조했다.
패터슨 목사는 축하인사에서 “이번 방문을 통해 130년 전 마음속에 복음을 품은 한 사람이 뿌리내린 하나님의 사랑이 얼마나 아름답게 꽃 피웠는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교회 성도들의 따뜻한 환영을 마음에 품고 오래도록 간직할 것”이라며 “우리 모두 복음의 열매를 마음에 품고 각자의 자리에서 세계 선교의 사명을 감당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이어 정남식 연세대학교의료원 원장, 마크 내퍼 주한 미국부대사도 축하와 격려를 전하며 알렌 선교사의 숭고한 선교 정신을 되새겼다.
이날 예배에선 윌리엄 스크랜턴(1856~1922) 선교사가 설립한 상동감리교회(서철 목사) 성도들도 축하 인사를 전해 교단을 초월한 선교 역사를 기념하는 현장에 의미를 더했다.
남대문교회 초청으로 지난 16일 내한한 패터슨 목사 등 7명의 방문단은 19일과 20일 각각 열린 첫 공식주일예배 기념 음악회와 기념 역사포럼에도 참여했으며 22일 출국할 예정이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130년전 그랬던 것처럼… 장로교 첫 공식주일예배 남대문교회서 재연
입력 2015-06-21 1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