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경찰 피격 사망 ‘20대 흑인이 쏜 총에 맞아’

입력 2015-06-21 16:50
괴한 총격에 사망한 한국계 경찰관 소니 김

미국 오하이오 신시내티에서 거짓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한국계 미국 경찰이 20대 흑인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19일(현지시간) 오전 9시쯤 트레피어 허몬스(21)가 911로 전화를 걸어 총을 소지한 괴한이 이상한 행동을 하며 배회하고 있다고 허위 신고했다. 거짓 신고를 받고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이는 한국계 경찰관 소니 김(48)씨였다. 허몬스는 김 경관이 도착하자 미리 준비해둔 총을 꺼내 그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김 경관은 방탄조끼를 입고 있었지만 허몬스가 쏜 총에 맞고 쓰러졌다. 허몬스는 곧이어 도착한 견습 경찰을 향해서도 총을 쐈고 쓰러진 김 경관에게 달려가 그의 총기를 빼앗으려는 순간 현장에 도착한 다른 경찰이 쏜 총에 맞았다.

김 경관은 동료들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고 허몬스 역시 병원으로 후송 중 사망했다.

허몬스는 사건에 앞서 친구들에게 ‘경찰의 총을 맞고 죽겠다. 나와 함께 한 모든 사람들을 사랑한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제프리 블랙웰 신시내티 경찰서장은 허몬스가 자신의 문자를 받은 누군가가 경찰에게 자신의 메시지를 알려주기를 바랐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허몬스는 청소년기에 절도와 강도, 무기 소지 등으로 여러 차례 체포됐고 성인이 돼서는 지역 갱단에 가입했다고 블랙웰 서장은 덧붙였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세 자녀의 아버지인 김 경관은 한국에서 태어나 1977년 미국으로 건너갔으며 지역 사회에서 가라테 사범으로 유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직후 김 경관의 죽음을 애도하는 메시지가 잇따르고 있다. 김 경관의 생전 사진이 올려진 온라인 캠페인(www.gofundme.com/SonnyKim)에도 약 4만 달러가 모금됐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