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이 당직 인선과 혁신 방향을 두고 내우외환이 장기화되고 있다. 메르스 사태로 당내 갈등이 가려졌지만 사무총장 등 인선이 계파 힘겨루기 양상을 보이고 있고, 호남발(發) 신당 창당설에 뒤숭숭한 모습이다.
문재인 대표는 ‘범친노(친노무현)’로 분류되는 최재성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하는 인선을 굽히지 않고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논의한다는 입장이다. 문 대표 측은 21일 “현재로선 다른 카드는 없다. 22일 최고위에서 의결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 측에서는 최 의원에 대한 반대가 대표의 인사권에 대한 간섭이라는 시각이 강하다. “최 의원이 너무 잘 드는 ‘칼’이라 반대한다”는 불만도 나온다. 최 의원이 사무총장이 되면 내년 총선 공천에서 ‘물갈이’를 주도하게 될 것을 우려하기 때문에 당내 반대가 나온다는 것이다.
반면 이종걸 원내대표 등 중도·비주류 진영에서는 ‘최재성 카드 불가’ 입장이 여전하다. 이 원내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최재성 카드’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 문 대표가 새로운 카드를 내든지, 아니면 표결이라도 해야 한다”며 “수도권 3선 의원이 없으면 호남 3선, 아니면 재선에서라도 새 카드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당직 인선이 주류와 비주류 간의 힘 대결 양상이 되면서 4·29 재·보궐 선거 전패 이후 ‘혁신’을 위한 인선은 빛이 바래는 모습이다.
당 혁신위원회의 발걸음도 더딘 모습이다. 지난달 24일 김상곤 위원장이 임명된 지 한달이 다 돼가지만 아직 이렇다할 혁신안은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혁신위 인선을 두고 ‘친노(친노무현)·운동권’ 중심의 인선이라는 중도·비주류 측의 반발이 컸다. 혁신위는 23일 첫 번째 혁신안 발표를 앞두고 이날 당의 ‘심장부’인 광주를 찾아 민심 청취에 나섰다.
당내에 강력한 구심점이 없는 가운데, 무소속 천정배 의원의 신당 ‘창당설’이 돌면서 호남 의원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천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정치 세력화 하겠다는 것은 이미 천명한 것이고, 그것이 신당 창당이 될 수도 있다”며 “전·현직 의원이 아닌 새로운 인물을 등용하고, 호남 중심이 아닌 전국 정당이 방향”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 내부에서 호남을 중심으로 요란한 목소리가 나온다. 박지원 의원은 최근 “최소 4개 그룹에서 분당 및 신당 창당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고, 박주선 의원도 “침묵하는 다수 의원과 신당 창당을 포함해 당을 살리는 길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신당론’에 불을 붙이고 있다.
임성수, 광주=문동성 기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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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6-21 16: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