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평론가인 권성우 숙명여대 한국어문학부 교수가 신형철·권희철 문학평론가의 신경숙 표절 파문에 대한 입장 표명을 ‘사후약방문’격이라고 비판했다.
권 교수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신경숙 표절 파문에 대한 단상: 신형철과 권희철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제목의 글에서 “‘문학동네’ 편집위원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당신들의 의견에 마음이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문예지 ‘문학동네’ 편집위원인 신형철과 권희철 평론가가 지난 19일 한 일간지에 신경숙 작가가 단편 ‘전설’(1996년작)에서 일본 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을 표절한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표명한 데 대한 반응이다.
출판사 문학동네는 지금까지 신경숙의 작품을 가장 많이 펴낸 출판사로 ‘외딴방’,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리진’ 등을 출판했다.
신형철은 문제가 된 ‘우국’과 ‘전설’의 해당 부분이 “거의 같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기가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문장’ 단위라면 몰라도 ‘단락’ 단위에서 또렷한 유사성이 우연의 일치로 발생하는 것은 아마도 불가능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권희철도 “의식적 표절이 아니더라도 해당 대목이 상당히 유사한 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권성우는 “신경숙을 옹호하는 의견이 지금보다 조금이라도 더 많았다면, 문인들의 비판과 문제제기가 지금처럼 거세지 않았다면 과연 당신들이 이렇게라도 의견 표명이나 했을까 하는 의문을 거둘 수 없다”며 “물론 오불관언 하는 것보다는 지금이라도 의견을 발표한 것은 다행이지만 대세에 밀려서 마치 사후약방문격으로 발표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창비’ 이상으로 신경숙의 이런 엄청난, 그리고 슬프기까지 한 추락에 ‘문학동네’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한다”며 “그동안 ‘문학동네’ 지면을 통해 이뤄진 신경숙 소설에 대한 글과 대담, 리뷰는 상당 부분이 신경숙에 대한 지나친 확대해석, 문학적 애정 이상의 과도한 의미부여, 영혼 없는 주례사 비평에 가깝다”고 꼬집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권성우 “문학동네 평론가의 신경숙 비판은 ‘사후약방문’”
입력 2015-06-21 1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