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일간 영유권 갈등 사안인 쿠릴 4개섬(일본명 북방영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며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의 정상회담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고 교도통신이 21일 보도했다. 최근 주요7개국(G7) 정상회담에서 아베 총리가 러시아와 대화를 하겠다는 뜻을 나타낸데 대한 화답으로 풀이된다.
푸틴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교도를 비롯한 각국 통신사와 진행한 회견에서 쿠릴 4개섬 문제에 대해 “모든 문제는 해결 가능하다”며 “이를 위해서도 (정상)회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일본을 전략적 파트너로 규정하고, 일본 기업이 참가하는 사할린 연해의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을 확대할 방침을 표명하는 등 자원개발을 중심으로 한 양국간 경협에 의욕을 보였다.
아베 총리는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올해 적절한 시기에 푸틴 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실현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이 이날 회견에서 쿠릴 문제를 거론해가며 적극 호응함에 따라 푸틴의 일본 방문 추진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러시아와 일본은 홋카이도(北海道) 서북쪽의 쿠릴열도 가운데 이투룹(일본명 에토로후), 쿠나시르(구나시리), 시코탄, 하보마이 등 남부 4개 섬의 영유권 문제를 둘러싸고 분쟁을 겪어왔다.
일본은 1855년 제정 러시아와 체결한 통상 및 국경에 관한 양자조약을 근거로 쿠릴 4개 섬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러시아는 쿠릴열도가 2차대전 종전 후 전승국과 패전국간 배상문제를 규정한 국제법적 합의(1951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등)에 따라 합법적으로 러시아에 귀속됐다며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러시아는 또 4개 섬 가운데 2개 섬에 대해선 양보할 뜻도 한때 드러냈지만 4개 점 전부를 할양하는데 대해선 반대 입장이 분명하다.
2013년 아베 총리와 푸틴 대통령이 쿠릴 4개섬 문제에 대한 대화를 재개하기로 합의했지만 이후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 속에 협상은 진척을 보지 못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푸틴 “일본과 영토문제 논의 가능… 정상회담 필요”
입력 2015-06-21 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