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삼성물산 제일모직 합병 반대 주주행동주의 헤지펀드 행태와 일치

입력 2015-06-21 06:20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기존 주주행동주의 헤피펀드들의 행태를 답습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1일 기업지배구조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컨설팅사인 프라이스 워터하우스 쿠퍼스(PwC)는 지난 3월 발표한 주주행동주의 관련 보고서에서 “주주행동주의 헤지펀드가 2003년 이후 275개 증가했다”며 “이들 펀드는 지난해 11월 현재 1155억 달러에 달하는 자산을 운영하면서 전세계 기업을 공략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주주행동주의 헤지펀드가 재무적으로 저평가돼있으면서 이사회가 기업지배구조 모범사례를 충족하지 못한 기업을 표적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전에는 의결권 있는 주식 대량 매입, 위임장 경쟁을 통한 이사 선임과 이사회 장악을 통한 영향 확대 전략을 구사했지만 최근에는 위임장 경쟁뿐 아니라 언론을 통한 캠페인 활동 등을 진행하는 방향으로 진화했다고 전했다.

이는 현재 주주 권익을 앞세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는 엘리엇의 움직임과 상당 부분 일치한다. 또 여론을 우호적으로 형성하기 위한 ‘포퓰리즘적 선동’에 능숙하다는 점도 보고서의 분석과 유사하다.

보고서는 이밖에 주주행동주의 헤지펀드가 기업지배구조 정책과 경영자 보상, 감사 및 위험관리와 같은 기업 경영 감독, 기업시민주의, 기업 분할, 특정 자산 매각, 주주 환원 등의 ‘주주제안’을 핵심 전술로 활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물산은 원활한 합병 절차 진행을 위해 엘리엇의 주주제안을 다음달 열릴 임시 주주총회의 안건으로 올리기로 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