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도전의 아이콘’ 신수지 “류승완 감독님 연락주세요~”

입력 2015-06-20 07:05
방송인 신수지. NXT인터내셔널 DB.

가히 ‘도전의 아이콘’ ‘쉼을 모르는 에너자이저’ 라고 불릴 만한 이가 있다. 바로 전 체조선수 겸 방송인 신수지다. 신수지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여자 리듬체조 국가대표로 선발됐으며 2년 뒤, 광저우아시안게임까지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하지만 부상으로 인해 광저우아시안게임 이후 리듬체조를 은퇴했다. 이후, 방송가에서 많은 러브콜을 받고 다수의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다. 그랬던 그녀가 프로볼러로 전향해 올해 3월 데뷔전을 치렀다.

19일 국민일보와 만난 신수지에게 가장 먼저 물었던 질문은 프로볼러의 도전도 그의 오래된 목표 중 하나였는지였다. 초등학교 때부터 은퇴할 때까지 11년 동안 우리나라 최고의 리듬체조선수였던 그녀는 21살 은퇴할 시기에 여러 부상과 큰 수술로 선수 시절을 마감했기 때문이다. 다시 몸을 혹사시켜야 하는 프로무대 데뷔 결정이 쉬운 일은 아니었을 듯 했다.

“사실 프로볼러로 전환할 마음이 없었어요.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친구랑 볼링장에 갔는데 제가 볼링을 너무 못 하는 거예요. 볼 좀 굴렸다고 생각하는데 자꾸 공이 빠지기도 하고 그래도 제가 국가대표였는데 스트레스가 오더라고요. 그래서 친구 없이 그때부터 매일 볼링장에 갔어요. 하루에 서른 게임까지 쳤죠. 하루를 볼링장에서 시작해서 볼링장에서 끝냈더니 한 달 만에 에버리지가 180까지 올랐습니다. 보통 여자들은 80에서 100정도 치면 잘 한다는 소리를 듣거든요.”

어느 일반인이 와도 이길 수 있을 정도의 수준에 도달했는데 에버리지가 200은 넘지 않았다고 한다. 기록을 계속 끌어 올리고 싶었던 신수지의 승부욕이 발동했다. 그 찰나에 박경신 프로가 볼링을 치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이거다!”

“박경신 선생님을 보면서 꼭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동안 혼자 했지 제가 배움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박경신 선생님에게 제자로 받아 달라고 했어요. 2013년 말 겨울에 찾아가서 진짜 제대로 해볼 테니 받아 달라고 했죠. 그랬더니 선생님이 ‘프로가 될 생각이 있으면 가르쳐주겠다’고 하셨어요. 이전에도 많은 연예인들이 그 선생님 손을 거쳐 갔지만 다 하다말다해서 끝까지 간다면 받아주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2014년 11월에 열리는 프로테스트 도전을 조건으로 선생님에게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신수지는 박경신 프로의 제자가 되어서 지난해 1월부터 정신훈련을 시작했고 10개월 만에 프로테스트에 도전, 최종 합격했다. 보통 프로테스트에 합격하기까지 5년에서 10년 씩 준비하는데 신수지는 엄청나게 짧은 시간 동안 준비해서 단박에 합격했다.

“프로 중에 제가 거의 막내로 어려요. 다들 구력이 어마어마합니다. 근데 프로테스트에 합격하려면 연습 밖에는 답이 없었어요. 스케줄 외에는 늘 볼링장에서 살았죠.”

체조선수 시절에도 연습벌레로 유명했던 신수지는 볼링을 시작하면서도 마찬가지였다. 손가락과 골반 등에 손상이 많이 됐지만 “6개월이 지나니까 몸이 볼링하기 좋게 맞춰졌다”며 해맑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처음에는 오기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볼링의 매력에 완전히 빠지게 됐어요. 저도 왜 이러고 있나 싶을 정도로 재미있어요. 구력 20년 정도 되는 분들도 여전히 재미있다고 하세요. 너무 재미있어요. 요즘도 방송 스케줄이 없는 날이면, 볼링장에서 거의 살아요. (웃음)”



신수지는 방송가에서도 넘치는 에너지와 상큼한 매력으로 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다.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입담을 과시했고 최근에는 MBC ‘일밤-복면가왕’에 출연해 뛰어난 노래 실력을 뽐냈다.

“선수시절에는 스포츠뉴스 정도만 했어요. 그 외에 프로그램에는 출연을 안 했죠. ‘난 선수다. 연예인이 아니다’는 생각 때문이었어요. 그래서 2011년 은퇴하고 2012년에 방송 예능을 처음 하게 됐어요.”

신수지가 은퇴 후 가장 먼저 한 프로그램은 Mnet ‘댄싱 위드 더 스타9였다. 신수지는 “은퇴 후 무엇을 해도 마음에서 끌어 오르는 열정을 채울 수 있는 것이 없었다”라며 “‘댄싱 위드 더 스타’를 하면서 방송에서도 내 열정을 뿜어낼 수 있구나를 알았다”고 전했다.

“그 뒤로는 우선 몸을 써서 할 수 있는 방송을 주로 많이 했어요. ‘출발드림팀’ 처럼 제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많이 했어요. 방송도 하면서 운동도 열심히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최근에는 화제의 프로그램인 MBC 예능 ‘일밤-미스터리 음악쇼 복면가왕’에 출연했다. ‘입 돌아간 체리’라는 닉네임으로 출연한 신수지는 심수봉의 곡 ‘비나리’를 열창해 나이에 맞지 않는 깊은 감성과 가창력을 뽐내 놀라움을 전했다.

“외할아버지가 테너셨고 기타 공장을 하셨어요. 이모도 작곡가이고, 친언니도 클래식 작곡을 전공했어요. 외가는 다 음악 쪽이에요. 아버지는 고등학교 때까지 기계체조 선수였어요. 친가 쪽은 또 다 운동이죠. 저는 아버지 쪽을 닮았지만 노래를 좋아해요. 엄마가 노래를 워낙 잘 하세요. 저도 노래 부르는 게 취미이고요.”



방송에서 180도 다리 찢기는 기본으로 보여주며 무엇을 하든 열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신수지. 하지만 토크 부분에 있어서는 아직은 수줍어하기도 하고 ‘어버버’ 하는 자연스러운 모습도 보여주며 시청자들에게 의욕 넘치는 막내딸과 같은 사랑스러움도 전하고 있다. 방송연예인으로는 한발 한발 내딛고 있는 신수지다.

‘복면가왕’이 방송된 후 뮤지컬 쪽에서도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정말 기회가 닿으면 해보고 싶어요. 몸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서 뮤지컬을 해보고 싶은데, 정말 제대로 할 수 있을 실력일 때 하고 싶어요.”

승부욕과 자유자재로 유연한 움직임을 구사할 수 있는 만큼 ‘액션 영화’에 그녀만큼 잘 어울릴 사람은 없는 듯 했다.

“리얼 액션 해보고 싶어요. ‘어벤져스’의 스칼렛 요한슨 보다 더 리얼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릴 때부터 액션 영화 속 여주인공을 상상해보기도 했어요. CG 없이도 날아다닐 수 있으니까. 류승완 감독님 저 필요하시면 연락주세요. 다만 아직은 대사가 없어야...하하하”

타고난 재능에 연습과 노력의 벽돌을 쌓아 올릴 줄 아는 진정한 프로 신수지. 그녀는 대화하는 내내는 ‘몸에 좋은 비타민’과 같은 상큼한 에너지를 전했다. 노래면 노래, 액션이면 액션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그녀가 뮤지컬, 영화 등 도전을 이어가는 모습을 함께 지켜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신수지가 국민일보 독자들에게 보내는 인사.mp4>프로볼러이자 방송인 신수지가 국민일보 독자들에게 인사를 전했습니다. 최근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출연하는 등 방송활동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요. 2015년 더욱 좋은 일들만 가득하시기를 국민일보도 응원합니다.

Posted by 국민일보 on 2015년 6월 18일 목요일



조경이 기자 rookeroo@kmib.co.kr